낙동강 물 위에 초대형 스크린… 국내 첫 ‘수상 극장’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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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낙동강 옆 화명생태공원에 국내 최초로 들어설 ‘수상극장’ 조감도. 북구청 제공

부산 화명생태공원에 국내 최초로 물 위에 스크린을 띄워 강변에서 영화를 보는 ‘수상극장’이 들어선다. 감염병 걱정을 피하면서도 실외 활동이 가능한 자동차극장 형태여서 기대된다.

부산 북구청은 6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 ‘화명생태공원 수상극장(가칭)’ 기본 타당성 용역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12일 밝혔다. 용역에는 2000만 원이 들었다.

화명생태공원 내 300평 규모
부산 북구청, 주민 제안 수용
공연장 병행 활용 내년 설계 용역
연결 다리·전망대·카페도 설치

수상극장은 스크린을 낙동강 위에 띄우는 형태다. 물 위에 띄우는 극장은 국내 최초다. 영화 관람객이 강변에 주차한 뒤 차 안에서 강 위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식이다. 물 위 극장의 면적은 990㎡(약 300평)다. 스크린 너비가 약 40m에 달해 부·울·경 지역 최대 규모의 자동차극장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극장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확산할 경우, 안전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부·울·경 최대 규모의 자동차극장이 운영 중이며, 지난해 부산항에서 임시로 운영된 ‘2020 드라이브 포트 시네마’ 자동차극장도 한 달 동안 10만 명 넘게 방문했다.

수상극장 2층에는 전망대도 설치된다. 실내에는 자동차극장과, 운전자를 위한 카페가 함께 운영된다. 낮에는 라이더 카페나 전망대로, 밤에는 영화관이나 콘서트장으로 병행해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극장 양쪽에는 길이 29m에 달하는 다리를 설치해 육지로 오갈 수 있게 한다. 영화관 운영, 관람료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수상극장 건립은 북구 주민의 아이디어다. 올해 초 북구청은 ‘화명생태공원 내에 자동차 극장을 추진해 보자’는 주민 제안을 접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극장을 이용하기 불안하다며 새로운 방식의 영화 관람을 제안한 것이다. 문제는 낙동강 부지인 화명생태공원은 하천관리법상 별도의 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는 점이다. 이에 북구청은 내부 논의 끝에 생태공원 낙동강 위에 띄울 수 있는 수상극장 형태를 구상하게 된 것이다. 서울 한강의 ‘세빛둥둥섬’이 유사한 형태다.

북구청은 이 수상극장이 내년 5월 준공되는 ‘금빛노을브릿지’, 2024년에 준공되는 ‘감동나루길 리버워크’와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금빛노을브릿지는 길이 328m의 부산 최장 보행교다.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 주변을 연결하고 역사체험관 등이 들어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감동나루길 리버워크도 구포시장부터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을 연결하는 길이 320m의 보행 전용 다리다.

북구청은 내년 수상극장 설계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60억 원에 달한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부산은 국제 관광도시라고 하지만 그동안 바다만 조명됐고, 천혜의 환경인 낙동강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수상극장을 계기로 화명생태공원과 낙동강 일대를 관광 명소로 만들어 부산의 관광 인프라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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