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악녀 ‘천서진’이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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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천서진, 비뚤어진 모습이 짠하고 안타까웠어요.”

배우 김소연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속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돌아봤다. 지난해 시즌 1 제작발표회에서 “희대의 악녀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힌 그의 당찬 포부는 시즌 3을 모두 마친 지금 시청자 호평을 받으며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김소연은 마지막 회에서 싹둑 자른 쇼트커트 그대로였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3’ 김소연
20년 만에 악역 소화… 연기도 호평
“캐릭터 도전 원동력은 든든한 남편”

김소연이 출연한 ‘펜트하우스’는 일그러진 욕망과 집착으로 가득 찬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소연은 이 작품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유명 소프라노 ‘천서진’을 연기했는데 악다구니 가득한 모습을 펼쳐 시청자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천서진 모습에 소름 돋을 때가 많았다”며 “천서진이 왜 이렇게 사는지 끊임없이 고민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소연은 “촬영만 끝나면 제가 제일 미워하려고 했다”면서도 “적어도 그전까지는 ‘캐릭터가 맞다’고 스스로 세뇌시켰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2000년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이후 20년 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김소연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연기 합격점을 받았다. “제 장점을 최대치로 활용하자고 생각했어요. 눈, 코, 입부터 표정, 목소리 등을 총집합해 악한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죠. 대본을 보는데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잘 해내고 싶은 작은 욕심 때문이에요.”

천서진은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는 캐릭터다. 한 회차 안에서도 롤러코스터를 탄듯한 감정 변화를 여러 번 겪는다. 연기가 쉽지 않았을 법한데 김소연은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결혼을 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전과 달리 일상과 연기를 잘 분리했다”며 “덕분에 작품에 몰입이 더 잘 되더라”고 말했다. 다만 연기를 위해 ‘체력 분배’를 철저히 했단다. 이를 위해 김소연은 식사량을 늘리고, 한여름에도 전기장판을 켜고 잤다고. 김소연은 “이번 작품을 열심히 하다 보니 콤플렉스도 나름 극복했다”고 웃었다. “원래 소리를 지를 때 찢어지는 소리가 났거든요. 이번에 나름대로 연습을 많이 해서 그걸 고쳤어요. 소리 지르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조금이나마 극복했죠.”

최종회에서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천서진은 멀리서 딸을 지켜보다가 긴 머리카락을 자른다. 실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김소연은 ”다들 가발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저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장면에서 흰 머리카락을 몇 가닥 넣은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단다. 김소연은 ”스트레스 때문에 하룻밤 새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올렸다“고 했다.

김소연은 남편인 배우 이상우를 든든한 지원군이자 연기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힘들 때 옆에서 남편이 힘이 되어 준다”며 “남편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저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줘요. 이 캐릭터를 처음 맡았을 때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도전했기에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남편도 많은 힘을 주죠. 다음 작품도 잘 연구해서 도전하고 깨부수도록 노력할게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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