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M과 Z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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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듣는 단어가 ‘MZ세대’이다. MZ세대란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이전 출생자를 가리키는 X세대 이후 출생으로 Y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와 1996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용어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홍보 행사를 진행하고, 대선 가도에 뛰어든 후보들은 MZ세대의 민심을 얻기 위해 유튜브 영상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출판계에선 MZ세대를 분석하는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M과 Z를 묶어 부르지 말라”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려 30년의 터울을 한 세대로 묶어 버리는 기성세대의 마구잡이 명명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에서 반감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당장 2~3살 차이 나는 동생과도 문화 차이, 나이 차이, 세대 차이를 느끼는데 10살, 20살 많은 이들과 자신들이 왜 MZ라는 한 단어로 집약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실 M세대와 Z세대는 각자 따로 구분해서 쓰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2018년 즈음 두 세대를 묶으려는 시도가 나온다. 미국 워싱턴의 유명 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미국인 생활양식을 연구하며 MZ세대 리포트를 발표했고,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연구센터이다 보니 국내 언론에서조차 MZ세대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퓨리서치센터 마이클 디목 회장은 “마케터와 사업주에게 세대별 차이와 개성을 이해하는 건 필연적인 도전이다. 집단의 보편적인 성격을 유형화해서 적절한 채널에서 메시지를 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마케팅 측면에서 필요한 작업이라는 뜻이다.

최근 사회과학자들은 세대 라벨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사회과학자 필립 코헨은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세대를 확인하지 못한다. 테니스 챔피언 윌리엄스 자매는 한 살 차이인데 X세대와 MZ세대로 나누어지고,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도 묶어진다. 세대 라벨링은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성격을 고정관념에 주입하는 행위다”라고 경고한다.

미국 내 150명의 사회과학자는 공개서한을 통해 세대 라벨링 단어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양성의 시대, 세대론보다 개인의 개별성에 좀 더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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