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의 錢錢긍긍] 주식 팔고 연휴 보낼까?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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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금융팀장

올 추석 연휴는 무려 닷새(18~22일)나 된다. 연휴가 다가오면 으레 주식 투자자들은 연휴가 시작되기 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긴 연휴 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휴장이다보니 그 기간 중 해외에서 악재라도 터지면 즉각적인 대응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길다보니 고민 또한 더욱 깊은 듯하다. 올 추석 연휴의 경우 주말(19~20일)을 제하고도 사흘(20~22일) 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쉰다. 이제 연휴 전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는 17일 단 하루뿐이다. 팔고 가야 하나, 들고 가야 하나, 이것이 문제다.

그런데, 정작 지난 10여 년 동안의 추석 연휴 전후 주식시장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반복되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2005년 이후 추석 연휴 전후 1주일의 수익률을 살펴보자. 연휴 이후의 수익률이 연휴 이전보다 높았던 게 16번 중 10번이나 됐다.

단순한 우연일까.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앞서도 언급했듯 연휴 직전에는 투자자의 불안이 커진다. 이러한 불안이 실제로 주식 매도로 이어지고, 그만큼 증시 수익률은 떨어진다. 그리고 연휴가 끝나면 불확실성도 사라져 수익률은 연휴 직전보다 올라가는 것이다. 듣고 보면 당연한 말 같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연휴 전에 주식을 판다.

어쨌든 과거의 통계만을 기준으로 결론 내리자면, 17일 주식을 팔고 추석 연휴를 지내는 것보다 그냥 들고 가는 것이 낫다. 그러나 통계는 통계일 뿐, 과거에 그러했다고 올해에도 그러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중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FOMC에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시기 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결과는 23일 발표되겠지만, 회의 도중에라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다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

이쯤 되면 ‘그래서 팔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계실 테다. 또한 어떤 분들은 ‘연휴 직후 수익률이 연휴 전보다 더 좋다면 지금 추가 매수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식 매매의 결정은 결국 본인 몫이다. 다만 ‘연휴 전에는 파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매년 반복되는 단순한 고민으로 매도할 바에야 주식을 들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잠재적 불안 요인이 여전한 상황에서 연휴 전 공격적 대응(추가 매수)까지는 추천하기 어렵다. 다들 성투하시길, 그리고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길 바란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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