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 ‘열정 페이’ 요구 말고 정당한 권한 부여하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동행:부산, MZ를 품다] (4) 우리가 정치 트렌드세터

이른바 ‘이준석 돌풍’으로 시작된 ‘젊치인’(젊은+정치인)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기성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새로움에 대한 대중의 요구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지역 청년 정치인들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일 뿐이다. 중앙당 중심의 정치 구조,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 무대’ 등 여러 한계 속에서도 부산의 ‘MZ세대(1980~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세대+1996~2010년 태어난 Z세대) 정치인’들은 각자만의 해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부산일보>가 창간 75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부산 MZ세대 정치인 간담회’를 두 시간 동안 진행했다. 평균 연령 25.8세의 여야 부산시당 소속 청년 정치인 5명으로부터 지역 청년 정치의 현실과 개선 방안을 들어봤다.

여야 부산시당 청년 정치인 5명
메타버스 플랫폼서 열띤 간담회
지역은 세대교체 바람 아직 미풍
보좌진 청년 채용 등 기회 줘야

-‘이준석 돌풍’ 어떻게 바라봤나.

△조기경(23)=“기성 정치인으로부터 고리타분함이나 무능함을 느낀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게)아닐까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때 언론을 통해 접하던 정치인들이 수년이 지난 현재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에도 바뀌지 않는다.”

△이효성(28)=“소통 측면에 있어서 기성 정치인들은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은 변화 속도가 상당하다. 그렇기에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청년에 대중의 관심이 가는 것 아니겠나.”

△김동건(23)=“청년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또 최근 여당의 인사 관련 불공정 이슈로 청년이 분노하면서 청년 정치인들한테 스스로를 투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봉(27)=“청년 정치인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많았다. 2012년 당시 민주당 등 진보 정당에서 청년 비례대표 할당제 등 당내 여러 제도를 통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추기보다 이벤트로 소모하는 형태에 불과했다. 이준석 돌풍이 부는 것은 기존 86세대 정치인들이 가진 경험으로는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중앙 정치권에서는 청년이 집중 조명받는 반면, 지역은 그렇지 못한 모습이다.

△박지원(28)=“원인은 (청년 정치인)스스로를 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경우 중앙당 이슈에 집중되기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도당은 물론이고 지역언론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효성=“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지역에서 (자기 개발이나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중앙당 행사나 수도권 일정을 소화하려면 차비나 식비 등 일정 비용이 소요된다. 큰돈은 아니겠지만 청년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김동건=“청년이 정치 무대에서 활동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면.

△이영봉=“피선거권 연령 인하가 필수적이다.또한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방의원들도 보좌진을 둘 수 있게 됐다. 국회처럼 의원이 직접 채용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지원=“기본적으로 시·도당 차원에서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정당은 훈련된 유권자와 정치인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부족했다. 또한 지역 청년 정치인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조기경=“개인적으로는 지역구 의원들의 보좌진에 지역 청년들을 채용하는 제도를 추천한다. 지금껏 지역 청년 정치인들은 지역 행사 지원이나 참석 인원을 채우는 데 ‘열정 페이’로 동원됐다.”-끝-

이은철·이승훈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