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1] 대중성·작품성 겸비 화제작 7편, 색다른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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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플래시 포워드

부산국제영화제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오픈 시네마’에선 다채로운 작품이 공개된다.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인기 있는 화제작을 볼 수 있다. 오픈 시네마에서 대중적인 작품을 즐겼다면, 막 발걸음을 뗀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의 시선도 주목해보자. 감독의 첫 작품이거나 두 번째 작품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 부문엔 아홉 편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가장 눈길
‘도쿄 리벤저스’ ‘베네데타’도 주목

■오픈 시네마

오픈 시네마에서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화제작 7편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의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이다. 한국 배우 전종서의 미국 영화 데뷔작이어서다. 전종서는 S.F 스릴러물인 이 작품에서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로 나섰다. 영화 ‘콜’(2020)과 ‘버닝’(2018) 등에 출연해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전종서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전종서와 미국 배우 케이트 허드슨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일본 영화 두 편도 야외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구사노 쇼고 감독의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과 하나부사 쓰토무 감독의 ‘도쿄 리벤저스’다. 영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의 원작은 동명의 인기 웹소설이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재가공된 작품으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된다. 미소년, 미소녀가 등장하는 일본 학원물이지만 동성애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 여고생과 게이인 남고생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우정을 영화에 그린다.

영화 ‘도쿄 리벤저스’는 동명의 인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 ‘백 투더 퓨처’(1987)와 비슷한 구조로, 10년 전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폭력조직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와 학원물의 재미가 적절히 버무려진 작품이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베네데타’도 오픈 시네마를 선택한 관객을 찾는다. 영화 ‘원초적 본능’(1992)과 ‘쇼 걸’(1995) 등을 연출한 폴 버호벤 감독이 17세기 실존했던 수녀 베네데타 카를리니의 삶을 영화로 만들었다. 감독이 쓴 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프랑스 국민 여배우 비르지니 에피라와 샬롯 램플링이 주연으로 나섰다.

2003년 개봉한 홍콩 영화 ‘무간도’는 4K로 복원돼 스크린에 걸린다. 적이지만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2011년과 2016년 국내에서 두 차례나 재개봉했던 인기 영화다. 이번에 복원된 ‘무간도’는 홍콩 누아르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와 파브리스 뒤 벨즈 감독의 ‘멈출 수 없는’도 오픈시네마 섹션에서 공개된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1960년대 런던 화류계의 화려함과 호러의 공포를 동시에 녹인 작품이다. ‘멈출 수 없는’은 한 소설가와 출판사 사장, 가사도우미를 중심으로 풀어낸 미스터리 스릴러다.

유럽 등서 제작된 9편, 후보 올라
신진 감독들 새 시선, 작품에 담겨

■플래시 포워드

‘플래시 포워드’에는 유럽과 북미 등에서 도착한 아홉 편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신진 감독들의 새로운 시선이 영화에 흥미롭게 담겼다. 이 작품들은 ‘플래시 포워드 상’을 놓고 경쟁한다.

영화 ‘6번 칸’은 핀란드 감독 유호 쿠오스마넨의 두 번째 장편이다. 유호 쿠오스마넨은 첫 장편 영화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2016)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차지한 실력 있는 감독이다. 그는 이번 신작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차세대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이 영화는 핀란드 유학생 ‘라우라’가 무르만스크 행 열차에서 광부 ‘료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미국의 떠오르는 감독인 프란 크랜즈의 ‘매스’도 올해 영화제 스크린에 걸린다. 총격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부모와 사건 가해자의 부모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만나는 이야기다. 비극적인 과거를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냈으며,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연출로 유명한 타티아나 우에소 감독이 첫 장편 극영화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잃어버린 것들을 위한 기도’다. 동명의 베스트 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멕시코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한 소녀의 눈으로 담아낸 폭력과 아이의 순수성이 대비돼 분위기가 극대화된다.

젊은 감독의 시선으로 담아낸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이 분다’에 주목해보자. 조지아 감독 알렉산드르 코베리체는 첫눈에 반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동화 속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레 마이네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프릭스 아웃’과 미국의 클린트 벤틀리 감독이 만든 영화 ‘자키’, 일본 감독 아서 하라리가 연출한 영화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000일’이 플래시 포워드상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스페인의 아말리아 울만 감독의 ‘엘 플라네타’와 프랑스의 오마르 엘 조하이리 감독의 ‘깃털’도 이 부문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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