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환자, 매년 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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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① 위암 고신대병원 소화기내과 박무인 교수

고신대병원 박무인 교수가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대신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부산지역 의료계에서 권위 있는 분야별 전문가를 찾아 주요 질환에 대한 건강정보와 예방법 등을 직접 들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명의들을 직접 인터뷰한 동영상은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 베트남어로 번역해 해외 사이트에도 업로드할 예정이다.

박무인 교수는 조기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근절제술이 대단히 뛰어나다. 식도 운동에 장애가 있는 식도이완불능증 치료 분야에도 권위가 있다. 세계 각국 소화기 운동학회 연구자들이 모여 시카고 분류법 3.0을 제정했는데 한국 대표로 유일하게 참가하고 있다.

한국인 발병률 높은 2대 요인은
소금 섭취량·헬리코박터 감염
체중 감소·출혈·복부 팽만감
진행 많이 되면 나타나는 증상
조기 위암 내시경 점막절제술
5년 생존율, 위 수술과 비슷
음식은 싱겁고 덜 맵게 먹어야


-한국인은 위장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회식 문화, 야식 등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한국인 암 발병 1위가 위암일 정도로 심각하다. 위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위암은 동아시아에서 특히 많이 발병하는데 한국, 일본, 중국 순이다. 한국인의 위암 발병률이 높은 것은 두 가지 요인으로 생각된다. 그 중 하나는 아직도 높은 소금 섭취량이며, 다른 하나가 헬리코박터 감염이다. 다행히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짠 음식을 즐겨 먹는 부산 사람은 위암 발병률이 더 높나.

“부산 사람들이 젓갈류 등 염장식품을 즐겨 먹는 편이다. 위암의 연령별 표준발생률로 보면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부산은 전국 평균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위염 중에서도 위축성 위염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위축성 위염 환자는 얼마나 자주 검사를 해 주어어야 하나.

“위축성 위염은 장상피화생 단계를 거쳐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위축성 위염 환자의 1.5% 정도에서 위암이 발병한다. 위염이 없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2년마다 위내시경이나 위장조형술을 받으면 되지만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환자는 1년마다 검진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위암의 또 다른 위험인자가 헬리코박터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얼마나 위험하나.

“헬리코박터균 보균자의 대부분은 평생 아무런 증상 없이 살아간다. 일부 감염자에서 급성 및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으로 인한 소화불량, 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럼 헬리코박터균이 있으면 당장 치료를 해야 하나.

“헬리코박터균 감염자 전체를 대상으로 제균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만성 위염 정도만 있는 일반인에게 위암 예방 목적으로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추천되지 않는다. 다만 위암 가족력이 있고,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동반하고 있으면 제균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조기 검진으로 조기위암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조기위암은 전체 위암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나.

“위암 전체에서 조기위암의 비중은 70~80%로 높다. 검진의 긍정적인 효과로 생각된다. 조기위암과 진행성 위암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진행이 많이 되면 체중감소, 출혈, 통증,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이 발생한다.”

-위 내시경을 받을 때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기저질환자의 경우 수면 내시경이 위험하지는 않나.

“위 내시경이 힘들다면 위장 조영술을 받을 수 있지만 위 내시경에 비해 조기위암 진단율은 낮다고 생각된다. 수면내시경을 받으면 뇌기능에 문제가 없냐고 묻는데 그런 문제는 없다. 고령, 중증의 심폐질환자, 급성질환자는 조심해서 수면내시경을 시행해야 하며 의식이 명료하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자는 시행하면 안된다.”

-조기위암은 내시경적 절제술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수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내시경적 절제술을 하면 재발 위험은 없나.

“조기위암 중 점막에 국한된 선암이면서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시행한다. 위의 점막층과 점막하층까지만 제거하므로 위의 보존이 가능하다. 위수술은 위의 일부 혹은 전체를 절제하는 방식이다. 내시경 점막절제술과 위수술의 5년 생존율은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위암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나. 위 전체를 절제한 환자의 경우 식사는 어떻게 하나.

“위절제 수술 후에는 위의 저장 기능이 적어지므로 식사량을 적게 하고 횟수를 자주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히 씹고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좋다. 위전절제술 후에는 8~9회로 나누어 식사를 하도록 하며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수술 전의 상태로 회복된다.”

-위암 재발 방지를 위한 올바른 식습관에 대해.

“위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선 식이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음식을 싱겁게 덜 맵게 섭취할 것을 권한다. 탄 음식과 신선하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금주와 금연은 필수다.”

-위암은 항암치료가 잘 안 듣는다고 하는데, 수술 후 보조적 항암치료 효과는.

“위암은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암으로 분류된다. 위암 수술 후에 재발을 막기 위해 보조적 항암치료를 시도한다. 최근에 표적치료제가 나오면서 항암 치료성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4기 위암의 경우 반응률이 20%에서 40% 정도로 올라갔고, 생존율도 과거보다 좋아졌다.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위암 5년 생존율이 미국보다 높고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

“위암의 치료성적은 ‘세계적’이 아니고 ‘세계 1위’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의 5년 생존율이 30% 정도이고 우리는 67% 이상이다. 우리 다음이 일본이다. 우리가 독보적으로 높다. 실제로 미국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우리나라에 수술하러 오는 환자가 꽤 많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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