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시대를 건너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가…‘블루 해피니스’ 만든 이제훈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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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에서 만난 영화인

이제훈 감독이 올해 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로 관객을 만났다. 그는 이 작품의 제작과 단편 ‘블루 해피니스’ 연출을 맡았다. 컴퍼니온 제공 이제훈 감독이 올해 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로 관객을 만났다. 그는 이 작품의 제작과 단편 ‘블루 해피니스’ 연출을 맡았다. 컴퍼니온 제공

네 명의 충무로 배우가 프레임 밖으로 나와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돼 화제였던 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Unframed)’ 이야기다. 이 작품은 배우 최희서와 손석구, 박정민, 이제훈이 뭉쳐 선보인 이른바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네 사람은 각각 ‘반디’(봄)과 ‘재방송’(여름), ‘반장 선거’(가을), ‘블루 해피니스’(겨울) 등 사계절을 꼭 닮은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했는데 관객 반응이 뜨겁다. 감독으로 깜짝 변신한 이제훈을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근처에서 만났다.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영화 ‘언프레임드’ 오픈토크에 참석한 최희서 감독과 배우 박소이, 이제훈 감독(왼쪽부터). 문경덕 인턴기자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영화 ‘언프레임드’ 오픈토크에 참석한 최희서 감독과 배우 박소이, 이제훈 감독(왼쪽부터). 문경덕 인턴기자

■틀을 깬 도전…감독으로 데뷔한 이제훈

배우 이제훈이 ‘슬기로운’ 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특기’인 연기를 넘어 영화 연출과 제작에 나서 영역과 한계를 넓히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영화 ‘언프레임드’는 그의 새로운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작품. 8일 오후 영화 ‘언프레임드’ 관객과의 대화(GV)를 마친 뒤 만난 이제훈 감독은 여운이 가시지 않는 표정으로 “첫 연출작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불안감 속 꿈을 키우는 청년의 이야기

영화와 평생 함께하고 싶어 연출 도전


영화 ‘언프레임드’에서 이제훈 감독이 연출한 단편 ‘블루 해피니스’ 스틸 컷. BIFF 제공 영화 ‘언프레임드’에서 이제훈 감독이 연출한 단편 ‘블루 해피니스’ 스틸 컷. BIFF 제공

이 감독에게 이번 작품은 특별하다. 지난해 말 양경모 감독, 김유경 PD와 함께 설립한 영화 제작사 ‘하드컷’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자, 평소 친분이 두터운 배우들과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로 뭉친 결과물이어서다. 이 감독은 단편 ‘블루 해피니스’의 각본과 연출은 물론 영화 전체의 전반적인 제작을 맡았다. 이 감독은 “매번 관객과 배우로서 BIFF를 찾았는데 이번엔 감독으로 오니 느낌이 색다르다”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블루 해피니스’에서 오늘날 청년의 현실을 비춘다. 취업준비생인 ‘찬영’을 주인공으로 청년들의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 꿈과 현실의 괴리, 현실과의 타협 등을 찬찬히 비춘다. 이 감독은 “저도 20대 초반에 연기를 시작했을 때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아 불안감 속에서 꿈을 키웠다”며 “요즘 청년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 같아 작품의 소재로 다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단어들을 쭉 나열한 뒤 이야기를 하나씩 쌓아 올렸어요. 넓게 보면 청년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에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언프레임드’의 이제훈 감독이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언프레임드’의 이제훈 감독이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영화의 제목인 ‘블루 해피니스’는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짙게 한다. 배치되는 단어인 차가운 ‘블루’와 행복과 따뜻한 ‘해피니스’를 나란히 붙인 덕분이다. 이 감독은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하지만,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얻어 좌절할 때가 있다”며 “두 단어를 나란히 붙여 행복과 희망, 현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2007년 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데뷔한 그가 배우 생활 15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이제훈은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서 연기를 시작했다”면서 “영화와 평생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영상 제작과 연출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연출을 해보니 그 무게감이 상당하단 걸 느꼈다”면서 “매 회차 모든 걸 쏟아내는 심정으로 열심히 달렸다”고 웃었다. “함께해 준 정해인, 탕준상, 이동휘 배우 등과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덕분에 제 역량보다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어요. 감사한 분들이 많아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언프레임드’의 이제훈 감독이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언프레임드’의 이제훈 감독이 8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올해 드라마 ‘모범택시’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로 대중을 만난 그는 12월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왓챠에서 ‘언프레임드’로 시청자를 찾는다. 이 감독은 “이 마음 그대로 변치 않고 오랫동안 묵묵히 영화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그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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