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현금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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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고에 현금이 쌓이고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온 현금은 급감했다. 대신 금고 판매량은 2배로 급증했다. 금융계에서는 세무당국의 눈길을 피하기 위한 ‘지하경제’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국세청·통계청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시중에 풀린 현금 통화는 125조 4691억 원이었다. 2019년 108조 6669억 원에서 16조 8022억 원 늘었다.

개인 금고 판매량 두 배나 늘어
5만 원권 환수율 24.2%로 급락

현금 통화 규모는 2015년 70조 1563억, 2016년 81조 4959억, 2017년 91조 5714억, 2018년 99조 9770억 원 수준이었는데 2019년 100조 원대로 올라섰다.

현금 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을 포함한 통화량 지표인 'M2'는 지난해 3070조 8304억 원으로 전년보다 260조 8867억 원 늘었다.

이처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화폐 환수율은 크게 줄었다. 화폐 환수율은 특정 기간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액수 대비 다시 한은으로 돌아온 화폐의 비율을 의미한다.

2016년(71.6%)부터 2019년(71.3%)까지 4년 연속 70%대였던 화폐 환수율이 지난해에는 40%로 뚝 떨어졌다. 특히 5만 원권 환수율이 저조했다. 2019년 60.1%였던 5만 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24.2%로 급락했다.

양 의원은 ‘사라진 현금의 행방’을 금고 판매량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금고 제조업의 매출 과세표준은 2566억 2100만 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101.56% 증가했다. 지난해 금고 제조업자 매출이 전년의 2배로 늘었다는 의미다.

양 의원은 “회수되지 않는 5만 원권이 판매가 급증한 금고 안에 쌓여 지하경제를 키워 가고 있을 수 있다”며 “로비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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