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핼러윈 마지막 고비 잘 넘기고 '위드 코로나'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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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들어선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약 1년 9개월 만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방역의 무게 중심이 ‘확진자 억제 방식’에서 ‘위중증 환자 관리와 사망 방지’로 옮겨가게 된다.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요구했던 이용 시간 제한 해제가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된다.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내년 1월 24일부터 시설 운영·행사·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모두 사라지는 3단계에 돌입한다. ‘부산시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도 29일 회의를 열고 부산불꽃축제 12월 개최 등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마련에 나선다.

방역 긴장 풀리면 폭발적 감염 재발
의료 체계 전환과 치료제 확보 시급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우려도 높다. 영국은 지난 7월 방역 조치를 해제한 이후 하루 5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어 버리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서다. 백신을 맞지 않은 미성년자 위주로 바이러스가 퍼진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델타 바이러스의 후속 변이인 ‘델타 플러스’도 전 세계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백신 접종률 84%로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7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추진했지만, 일일 확진자 수가 사상 최초로 5000명 이상을 기록해 비상이 걸렸다. 잠시 방심하는 순간 팬데믹이 다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말 ‘핼러윈데이(31일)’가 팬데믹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핼러윈데이를 맞아 외국인 커뮤니티와 10~20대를 중심으로 도심의 좁은 유흥공간과 해수욕장 등 관광지에 몰려 각종 행사와 모임을 통해 감염 전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가, 확진자가 많은 수도권 인구의 지방 이동 가능성도 큰 부담이다. 한국은 20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다시 2000명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확진자가 처음으로 500명을 돌파했다. 항체 형성 효과가 감소하면서 돌파감염이 증가한 데다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긴장감이 이완된 탓으로 분석된다.

위드 코로나는 가야만 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1000만 명에 이르는 미접종자에 대한 대책 마련과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면 하루 확진자가 2만 5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만큼 재택치료 시스템 구축과 위중증 환자 병상 확대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치료제 조기 확보도 최우선 과제다. 특히, 국민 모두 개인 방역수칙 준수가 위드 코로나의 기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방역의 긴장이 풀어지면 또다시 폭발적인 감염이 일상을 덮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첫발을 간신히 내디뎠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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