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소 프로젝트, 부울경 기업 참여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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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에 참석한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이 지난 3일 송철호 울산시장과 환담했다. 울산시 제공

알렉세이 체쿤코프(42)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은 4일 “수소 프로젝트를 비롯해 북극항로 개척 등 다양한 한·러 공동 사업에 부울경 지역 기업체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극동·북극개발부는 2012년 설립해 극동 연방관구와 북극 투자자를 지원하고 거주 기반시설 구축, 사회프로그램 시행 등을 원스톱 체제로 지원하는 정부 부처다.

울산서 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
방한 체쿤코프 극동북극개발 장관
양국 참여 ‘테크노파크’ 건립 제안
‘新실크로드 북극항로’ 협력 기대


체쿤코프 장관은 이날 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열리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수소에너지 분야는 이번 포럼의 핵심 논의 과제인데, 부산·울산·경남이 수소 프로젝트 전반에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며 “나아가 한국과 극동 러시아 사이에 쌓아온 경제협력체제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울산은 국내 최대 수소 생산 도시이며, 경남도는 수소 연구개발(R&D) 역량이 뛰어나다. 부산 또한 세계적인 수소 수출입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극동 러시아 역시 수력·풍력·조력 발전 등 ‘그린수소’ 생산 잠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체쿤코프 장관은 “이미 사할린 주는 푸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장기적 수소 소비 시장이 필요하고 이런 맥락에서 한국 기업은 잠재력이 큰 파트너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체쿤코프 장관은 한국·러시아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테크노파크 건립안’을 제안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혁신과학기술센터에 양국 첨단기술기업을 모아 연구·생산공간을 설립하자는 얘기다. 체쿤코프 장관은 “루스키섬 혁신과학기술센터 소장도 이번 포럼에 참석해 실무회담을 열고 부울경 기업이 테크노파크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혁신과학기술센터 조성안은 체쿤코프 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정도로 살뜰히 챙기는 프로젝트다.

체쿤코프 장관은 ‘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리는 북극항로 개척을 중심으로 하는 한·러 경제협력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러시아는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북동항로(NSR)의 가장 큰 연안국이자, 극동러시아는 북극항로의 길목이다. 그는 “한국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협력 중 하나가 북극항로 개척”이라며 “러시아는 쇄빙선을 건조 중이고 이미 쇄빙·내빙 운반선 건조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석유제품·컨테이너·수소 운반선 건조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 조선사와 물류기업, 선사 등과 협력기반을 강화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체쿤코프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나데진스카야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이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부울경을 포함해 여러 한국 기업이 참여하길 기대한다”면서 “제가 러시아 정부를 대표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모든 준비를 마친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해당 사업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은 3일 개막해 5일까지 ‘한·러 30년, 극동과 북극을 세계의 중심으로’를 주제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참가 지역은 국내 17개 시·도와 러시아 극동관구 11개 지방자치단체에 러시아 북극지역 7개 지자체가 추가돼 모두 35개 지방정부가 참가했다. 체쿤코프 장관은 “(이번 포럼) 전시회에서 한국 중학생들을 만났는데 바이칼 호수 수량이 세계 민물의 20%를 차지한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현대자동차가 만든 수소차도 봤는데 다음에 온다면 꼭 한번 운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울산에 이어 내년 4차 포럼 개최지는 러시아 사할린주로 확정됐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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