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냐 홍이냐… 국민의힘 ‘이재명 대항마’ 5일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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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5일 ‘본선 개막’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왼쪽). 당내 경쟁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경기도 수원의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면서 명실상부한 20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 개막된다. 이번 대선은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유력 주자가 없는 데다 다자 대결구도로 전개돼 역대급의 초접전 승부가 예상된다.

국힘 경선 결과 발표, 대진표 완성
내년 3월 9일까지 4개월간 ‘결전’
이재명·국힘 후보·안철수·심상정
4자 구도에 1강 없어 ‘박빙’ 예고
보수 진영 내 단일화 ‘최대 관건’
여당 후보-현 정부 차별화도 변수

국민의힘이 이날 오후 당원투표(50%)와 여론조사(50%)를 합산한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 이때부터 4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로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중 한명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차기 대선은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 후보 간 4자 대결로 전개될 확률이 높다.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13대 대선의 4자(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구도와 지난 19대 대선의 5자(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구도 이후 세 번째 다자 대결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20대 대선에선 후보 단일화 여부가 핵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13대 대선 때 민주 진영의 김영삼(28%) 김대중(27%)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노태우(35%) 당선인보다 훨씬 높았고, 19대 대선 때도 중도·보수진영의 홍준표(24%) 안철수(21%) 유승민(6%)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문재인(41%) 현 대통령에게 승리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에도 과거 2번의 대선과 흡사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없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사가 지난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나선다면 윤석열(35%) 이재명(30%) 안철수(7%) 심상정(6%) 순이었고, 홍준표 후보가 나서면 홍준표(35%) 이재명(27%) 안철수(8%) 심상정(6%) 등이었다. 단순 지지도는 국민의힘 후보가 높지만 이재명-심상정 후보가 단일화하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과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해야 이재명 후보를 이긴다는 여론조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다. 이미 심상정 후보는 완주 의지가 강한 데다 민주당과 정치 성향도 서로 달라 단일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정치 노선도 비슷하고 지지층도 겹쳐 단일화 요구가 높다. 다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단일화에 부정적이고,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후보 역시 “이번에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다른 변수도 많다. 그중 이재명 후보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관심사이다. 이 후보 입장에선 외연 확장을 위해선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절실하지만 충분한 분위기 조성 없이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이 후보는 지난 15대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김영삼(YS) 때리기’에 주력했다가 패배한 사실을 외면하기 힘들다. 당시 이회창(38%) 후보의 ‘반(反)YS’ 노선에 반발한 민주계 지지자들이 국민신당 이인제(19%)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40%를 얻은 김대중 당선인에게 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결속력 높은 친문(친문재인) 세력들이 이재명 후보의 행보에 따라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임기 말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어 이 후보의 ‘독자 노선’을 제약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 정부와 차별화 없이는 30%대 지지율을 돌파하기 힘들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부동산 대책 등 메가톤급 변수가 많아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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