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컨벤션 효과’ 톡톡… 이재명 ‘정책 대결’로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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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선거에 도움을 준다며 선물한 비단주머니를 들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 경선 승리 이후 지지율 상승효과, 소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선 직후 시행한 조사 특성상 이전 조사와 비교해 보수 지지층의 응답 비율이 높아지면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 역시 ‘과잉 대표’됐다는 분석을 고려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선 이후 침체된 지지도를 보였던 흐름과는 사뭇 다른 상승 추세로 평가된다.

윤, 경선 직후 여론조사서 지지율 상승
KSOI 다자대결 여론조사서 43.0%
전주보다 10.6%P↑, 李와 11.8%P 차
이, 초반 전략 다소 꼬이는 분위기
전 국민 재난지원금 ‘부정 여론’ 높아
尹에 일대일 회동·정책토론회 제안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5일 오후 3시 이후부터 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차기 대선 다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는 43.0%, 이 후보는 31.2%를 기록했다. 두 후보 격차는 11.8%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이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4.7%, 정의당 심상정 후보 3.7%,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1.4% 순이었다. 윤 후보 지지도는 지난주 조사보다 10.6%P 상승했다. 이 후보는 같은 기간 2.0%P 내렸다.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윤 후보는 47.3%로 이 후보(35.2%)를 앞섰다. 격차는 12.1%P다. 지난주보다 윤 후보는 10.7%P 오르고 이 후보는 1.3%P 내리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시점에 실시한 JTBC·글로벌리서치 4자 가상 대결 결과도 윤석열 39.6%, 이재명 29.6%로 격차가 10%P였다. 지난달 19~20일 실시한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는 9.2%P 상승하고, 이 후보는 2.4%P 하락했다. 여론조사업체 PNR가 뉴데일리·시사경남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선 윤 후보가 45.8%의 지지를 받아 30.3%를 기록한 이 후보를 15%P 이상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KBS와 한국리서치의 전화 면접 조사의 경우에도 이 후보가 28.6%, 윤 후보 34.6%로 나타났다. ARS 조사보다는 양강 후보 격차가 크게 줄었지만 이전 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섰던 것을 고려하면 윤 후보의 상승세가 분명한 셈이다.

물론 이들 조사가 국민의힘 경선 직후 진행된 터라 보수 지지층의 응답률이 이전 조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에서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윤 후보 상승세와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현상은 여러 조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 입장에서 보면 대선 초반 구도에서 지지율 반등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일단 초반 전략은 다소 ‘꼬이는’ 분위기다. 실제 이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부정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KSOI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60.1%)이 이 후보가 제안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반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여당 후보로서 정책 프레임을 선점해야 지지율 ‘반전’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현재까지는 녹록지 않았다는 의미로 비친다.

이런 초반 구도를 염두에 둔 듯 이 후보는 8일 윤 후보를 향해 민생 문제 논의 등을 위한 1 대 1 회동과 정책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선대위 회의를 통해 “정치세력 간 정권을 놓고 하는 경쟁을 넘어서 누가 더 국민의 삶을 낫게 할 수 있느냐는 민생경쟁을 해야 한다”며 “누가 국민 대리인으로서 더 나은 우리 미래를 만들지 진지하게 논의하고 국민에게 보여 드리는 그런 장을 한번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당 경선에서 ‘정치 신인’ 윤 후보의 약점으로 평가된 정책 대결을 주도해 기선 제압을 하겠다는 이 후보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데, 이 경우 이 후보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정책 경쟁에서 도망 다닌다’고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가 이날 “구체적인 제안 내용은 제가 정확히 모른다”며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한 것도 이런 전략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대응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의 경우 최근의 긍정적인 여론 지형을 대선 기간 내내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장 홍준표 의원의 행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의종군’을 언급하며 사실상 당 선대위 합류를 거절한 홍 의원은 이날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 준 2040세대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지고자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선과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 여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소위 국민의힘 경선 이후 ‘원 팀’ 기조가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될 경우 젊은 세대의 지지가 절실한 윤 후보 입장에서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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