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확진자 4000명대, 위드 코로나 고비 잘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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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섰다. 24일 전국 확진자는 4115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위중증 환자 역시 전날보다 37명이 늘어난 586명으로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사망자도 하루 새 34명이 나와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았다. 부산도 1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8월 19일 137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관련 수치들이 일제히 최악으로 치닫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가리킨다. 일상적 단계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상황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 증가 추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게 문제다. 위드 코로나 시작 4주 만에 맞는 중대 고비다.

위중증 환자·병상 가동률 지표 최악
수도권만이라도 ‘비상 계획’ 발동을

백신 접종률이 거의 80%에 이르는데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은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35%까지 올라가고 예방접종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고 있는 데다 미접종 확진자 수도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있어서다. 위중증화율과 사망률이 높은 고령층의 경우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통해 돌파 감염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추가접종을 하면 접종 완료자와 비교해 확진율은 10분의 1, 중증화율은 20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부스터샷 간격을 기존 6개월에서 더 줄여서 추가접종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확진자 수, 위중증 환자 수,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 악화된 지표가 집중된 수도권이다. 현재 병상 가동률이 80%를 훌쩍 넘어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대기자가 778명(24일 기준)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19 위험도가 ‘매우 높음’ 수준까지 격상되면서 의료 체계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은 ‘풍선효과’의 여파에 따라 언제든 대규모 감염 확산지가 될 우려를 안고 있다. 정부가 최소한 수도권에 한해서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비상 계획)를 조속히 발동해야 한다고 본다.

당초 내달 중순쯤에는 사실상의 전면적 위드 코로나 상태인 2단계로 이행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었다. 지금의 확산세로 보건대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위드 코로나 체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시 고통스러운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정부가 선제적 대응 방안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당장 방역 강화에 나선다 해도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한 2~3주는 걸린다고 한다. 대처가 늦어지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고 그만큼 어려운 시기가 길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번 주가 일상 회복으로 가느냐 다시 멈춰 서느냐의 분수령이라는 얘기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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