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사실상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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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로 신용등급 4등급인 김 모 씨는 최근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몇 달 전까지 은행 신용 대출로 생활비와 자녀 학원비를 융통해 왔는데 최근에는 연체율이 높다는 이유로 대출 심사에서 떨어졌다. 그나마 믿었던 2금융권도 최근 강한 부채 관리로 신규 대출을 해 주지 않았다. 김 씨는 “당장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사채를 한 번 쓰면 이를 돌려 막기 위해 다른 사채를 계속 쓰는 악순환에 빠질까 봐,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1금융권서 평균 금리로 못 빌려
저축은행도 최대 19% 금리 부담

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부채 관리에 저신용등급자들이 대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 신용등급은 10등급으로 구분되고, 숫자가 낮을수록 신용도가 좋은 것이다. 4~6등급은 중신용자, 7등급 이하는 저신용자로 구분된다. 김 씨처럼 중·저신용자들이 평균 금리로 돈을 빌릴 방법은 사실상 없다.

1금융권 은행들은 심사를 크게 강화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막았다. 빌려주더라도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전국은행연합회 11월 일반가계대출 공시 금리에 따르면, 농협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5개 시중은행의 1~2등급 금리는 3.01~3.39%이지만 7~8등급 6.40~9.92%, 9~10등급은 10.50%~11.92%로 껑충 뛴다.

또 새마을금고 신협 등 2금융권 대표 상호금융사들은 최근 일부 대출 상품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또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중·저신용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최대 19%로 평균인 13%보다 높다. 또 인터넷뱅크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3분기 기준 10%대에 머물러 있다.

부산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매출 감소와 영업 부진 등으로 많은 서민이 중·저신용자로 내몰리고 있다. 내년에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강화되면 이들이 돈을 빌리기는 더 어려워진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코로나가 계속 지속된다면, 이들에 대한 긴급 자금 대출 등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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