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반짝 인기’ 아니다… 한 달 만에 이용객 4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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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동해선 2단계(부산 일광~울산 태화강) 구간 이용객이 개통 한 달 만에 무려 46%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출퇴근 시간대 등 객차가 만원이 되는 일이 잦아, 최대 30분에 이르는 배차 간격을 줄여 이용 편의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시민들의 배차 간격 단축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6일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동해선 2단계 구간이 개통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한 달간 동해선 전 구간(부산 부전~울산 태화강) 이용객은 모두 8만 96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단계 개통 직전 한 달간(지난해 11월 28~12월 27일)보다 45.8%(2만 8149명)가 증가한 수치다. 2단계 개통으로 기존 15개 역사에서 8개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 증가다. 기존 1단계 구간(부전~일광) 이용객만 따져도 7만 2970명이 이용해, 개통 전 한 달간 6만 1489명보다 18.6%가 늘었다.

부산~울산 연결 2단계 개통 후
이전 달보다 2만 8149명 늘어
출퇴근 15분·평상시 25~30분
시민들 배차 간격 단축 요구 봇물
지자체·정치권 “코레일에 건의”

역사별로는 부전역 이용객이 개통 전에 비해 77%나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벡스코역은 24.5%, 거제역은 23.4%가 늘었다.

역사별 이용객 수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환승이 가능한 벡스코역(9849명)이 가장 많았고, 도시철도 1호선 환승이 가능한 부산교대역(9486명)이 다음이었다. 울산권역 시종점인 태화강역(9484명)은 세 번째로 많았다. 동해선 2단계 개통이 동해선을 이용한 출퇴근, 관광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긴 배차 간격에 대한 불만이 높다. 현재 배차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15분, 평상시 25~30분이다. 동해선 안락역에서 기장역까지 출퇴근하는 김 모(34·동래구) 씨는 “코로나19로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하고 있는데, 정상 출퇴근 시간대가 지나면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며 “최근 이용객이 많이 늘어 객차가 붐비는데, 배차 간격을 지금보다 10분 이상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배차 간격을 줄여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친다. 한 누리꾼은 “올 3월 오시리아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하면 혼잡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열차를 추가 투입해 배차 간격을 20분 이내로 줄여야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동해선 이용객 증가 추이를 분석한 뒤 이달 중 코레일을 방문해 배차 간격 단축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을 15분에서 10분으로, 평상시는 30분에서 20분으로 각각 5분, 10분씩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손명석 도시철도과장은 “이용객 증가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수도권 광역전철인 경강선에서 출근 시간대 차량 편성을 늘린 사례가 있는 만큼 부울경 메가시티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기적으로 울산시와 함께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역시 적극적이다. 지난달 14일 울산 남구 태화강역에서 열린 ‘태화강역 교통개선방안과 관광활성화 방안 회의’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은 정구용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장에게 배차 간격 단축을 건의했다. 울산시 광역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울산에서도 배차 간격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최근 코레일 측으로부터 ‘향후 이용객 추이를 검토해서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 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이헌승 국회의원(부산진을)은 “동해선이 부산과 울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광역전철의 기능을 담당하려면 배차 간격을 줄여 시민들의 출퇴근과 일상 이동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만 국회의원(부산 기장)도 “동해선은 부울경 메가시티의 핵심 인프라로 2단계 개통 이후 부산에서 울산까지 단일 생활권으로 연결된 만큼 수도권과 형평성을 고려해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최소 2~3개월 수요 변화를 모니터링해 열차 증편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단기간 수요에 근거해 열차를 증편한 사례는 없고, 동해선은 수도권과 비교하면 아직 혼잡도가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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