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으로 차를 산다” 부쩍 늘어난 온라인 판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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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판매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 온라인 사이트와 메르세데스-온라인 샵, 폴스타의 전기차 ‘폴스타2’ 온라인 사전예약 홈페이지. 현대차·벤츠코리아·폴스타코리아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판매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 온라인 사이트와 메르세데스-온라인 샵, 폴스타의 전기차 ‘폴스타2’ 온라인 사전예약 홈페이지. 현대차·벤츠코리아·폴스타코리아 제공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온라인 판매가 확산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선 각종 고정비 절감을 이룰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한 구매에 차값 혜택까지 볼 수 있어 도입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딜러나 영업사원 반발로 전면 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동차 선진국들이 판매를 포함한 자동차 전 부문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우리나라도 그에 발맞춰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편의성·차값 혜택… 비대면 판매 확대

‘폴스타2’ 온라인으로만 연간 목표 달성

BMW 온라인 한정판 모델 ‘완판 행렬’

현대 ‘캐스퍼’도 첫 100% 온라인 판매

노조·딜러 반발로 전면 도입엔 한계


■온라인 판매에 수입차 ‘적극’, 국산차 ‘소극’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는 국산차보다는 수입차에서 더 적극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에선 폴스타, 테슬라 등이 100%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도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산차도 현대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이 경차 모델이나 모회사로부터 수입한 차들에 한해 이 시스템으로 판매하고 있다.

스웨덴 볼보차와 중국 지리차의 합작회사 폴스타가 국내 내놓은 첫 신차 ‘폴스타2’는 지난달 18일 온라인 사전예약 1주일 만에 올해 연간 목표치인 4000대를 넘어섰다. 경비 절감을 통해 차값을 해외 주요 지역 대비 많게는 2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폴스타코리아는 온라인 판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 부산 세 곳에 차량 전시장도 갖췄다. 올해 7곳까지 전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폴스타코리아는 테슬라코리아와 비교해 100% 온라인 판매는 같지만 직영전시장 대신 지역별로 딜러 전시장을 두면서 상생을 택했다. 지역 전시장에서 고객상담과 출고를 담당하도록 해 딜러들에게도 일정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9년 12월 ‘BMW 샵 온라인’을 열고 매월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데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M 브랜드 50주년을 기념해 50종의 모델을 BMW 샵 온라인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9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개설해 신차와 중고차 전차종에 대해 온라인 계약·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지난 연말까지 약 500대의 신차와 인증중고차를 판매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올해는 온라인 전용 에디션을 더 추가하고 새 서비스 앱을 추가로 출시해 서비스센터 예약을 받는 등 연내 온라인 이용률을 작년보다 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산차 업계도 온라인 판매 차종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인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에 대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100%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전예약 첫 날 1만 8940대를 기록하며 연간 생산 목표치 1만 2000대를 뛰어넘었다.

한국지엠도 지난해 7월 ‘볼트EUV’로 스타트를 끊은 뒤 올초 초대형 SUV ‘타호’에 대해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르노차 ‘조에’, ‘마스타’ 등에 대해 단기간 이커머스 프로모션으로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딜러·판매 노조 반발에 전면 확대 어려울 듯

이 같은 온라인 판매는 코로나19 속에 비용 등을 이유로 자동차 업체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우 판매 노조가 반발하고 있고, 수입차도 딜러들이 영업력 축소를 우려하고 있어 전면 확대는 어려운 분위기다.

현대차의 경우 캐스퍼 출시 때 본사 노조의 반발이 심했지만 위탁생산업체에 노조가 없어서 온라인 판매가 가능했다. 기아도 지난해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전예약때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려 했다가 노조 반발로 오프라인과 병행한 바 있다.

이와는 달리 유럽이나 미국은 판매 서비스뿐만 아니라 제조라인까지 디지털화를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어 국산 완성차 업계의 경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은 “온라인 판매는 자동차 제조부터 판매·서비스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 디지털화의 일부분”이라면서 “자동차 선진국들은 2025년을 기점으로 전 과정의 디지털화를 완성해 원가의 40%까지 낮추려 하고 있어서 한국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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