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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노인복지용구종합센터

“노인복지용구, 무료로 빌려드려요.”

신체적으로 허약해진 노인에게는 육체적 약점을 보완해줄 각종 복지용구가 많이 필요하다. 외출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집에 머물러 있거나 방에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복지용구는 하나에 그치는 게 아니다. 사정과 상황에 따라 여러 개를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저소득층은 물론 비저소득층 노인도 구매하는 게 만만치 않다.

부산 거주 ‘65세 이상 노인’ 대상
용구 무료 또는 싼 가격에 빌려 줘
사후 관리도 하는 전국 유일 시설
노인성 질환은 나이 안 맞아도 대여
보행차 등 769개 보유… 노인 체험도
대여 물품 집 배달에 소독·점검까지

■전국 유일 노인복지용구 무료 대여

부산에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노인복지용구를 무료나 싼 가격에 빌려주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시설이 있다. 10년 전에 생겨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바로 부산 지하철 4호선 동래역 지하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부산시노인복지용구종합센터(센터장 박혜지)다.

박 센터장은 “부산시노인복지용구종합센터는 어르신이 시설,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오래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목표를 가진 시설이다. 복지용구를 이용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부산시의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조례’에 따라 2011년 9월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부산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노인복지용구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대여하는 일을 한다. 나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치매, 파킨슨, 뇌출혈, 뇌경색증, 뇌졸중 등 노인성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대여해 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은 빌릴 수 없다.

센터에서는 이동변기, 목욕의자, 이동용품인 보행차·보행보조차·수동휠체어, 욕창예방용품인 자세변환용구·욕창예방방석·욕창예방매트리스, 수동침구와 전동침대 등 총 769개를 보유하고 있다.

대여 사업은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의 신청으로 시작한다. 박 센터장은 “주변에서 용구를 빌려 사용하는 걸 보고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독거노인의 경우 주변에서 연락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청이 접수되면 센터 직원이 각 가정을 방문해 가정 사정 등을 살펴본다. 용구를 대여해야 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지리적 사정이 나쁠 경우 대여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센터 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대여 여부를 결정한다.

저소득층 노인의 경우 무료로 빌려준다. 저소득층이 아닐 경우 돈을 받는다고 하지만, 매우 저렴하게 빌려준다. 월 사용료는 용구에 따라 구매가의 3~5% 정도다. 1인당 3개까지 빌려준다.

대여가 결정되면 복지용구를 이용자 집에 직접 배달한다. 복지용구가 고장 나서 수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한다. 용구가 더 필요하면 현장 확인을 실시해 더 빌려주기도 한다. 복지용구를 빌려간 노인이 부산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숨질 경우에는 용구를 반납 받는다.



■노인 체험, 노인복지용구 점검도

센터에서는 노인복지용구 대여사업 외에 노인 체험 행사도 실시한다. 노인체험복을 입거나 백내장 안경, 모래주머니를 착용해서 노인의 불편한 신체를 직접 느껴보는 행사다. 박 센터장은 “노인들은 대부분 눈이 침침하고 몸이 무겁고 팔이 쑤시는 고통을 겪는다. 노인체험을 해보면 노인들이 왜 힘들어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노인복지용구가 왜 필요한지도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중에는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체험을 실시한다. 외부에서 방문교육을 요청할 경우 센터에서 직원과 장비를 보낸다. 대개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등에서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센터에서 대여한 것이 아니더라도 복지용구를 사용하는 노인의 집을 찾아가 용구를 소독하거나 점검하는 사업도 담당한다. 이 사업은 50~60대 일자리사업을 담당하는 부산시의 신중년일자리사업단의 ‘복지용구관리사업단’ 지원을 받아 실시한다.

노인이 사망하는 바람에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 복지용구를 기부 받아 재활용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사용연한이 넘지 않았다면 어떤 용구라도 기부할 수 있다. 후원 영수증을 발급해주기도 한다.

박 센터장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우리 시설을 알고 연락을 해 오기도 한다. 우리 센터를 이용하다 부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가는 분들이 ‘다른 지역에는 없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부산에 분소가 생기거나 다른 시도에 시설이 더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용구는 아픈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이용하는 도구다. 노인의 삶에서 꼭 필요한 도구라고 인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의/051-502-1445~6.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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