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2, 우크라 사태·품질 문제로 판매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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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22 언팩’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갤럭시 S22 태국 출시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말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수출 중단과 스마트폰 발열을 막기 위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강제실행 논란 등 잇따른 이슈로 판매 확대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물류난 등으로 스마트폰과 반도체, 가전 제품 등의 러시아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러시아 현지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물류난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수급 어려움으로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가전 제품 등 러 수출 전면 중단
삼성, 러 스마트폰 시장 1위 고수
현지 물류난 공장 가동 차질 우려
성능 저하시키는 GOS 실행 강제
특정앱 이용 고객들 불만 쏟아내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의 제품 판매를 지난 1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한 애플처럼 현지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 방송도 “애플 발표는 삼성전자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해왔다.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은 33.2%에 달한다. 최근에는 러시아에서 신형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했고 현지에서 공장도 가동 중이다. 이곳 시장점유율이 15% 정도인 애플과는 다른 상황이다.

다만 고민스러운 부분은 애플 외에도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 이케아와 나이키, 토요타, 볼보, BMW 등 글로벌 업체들이 러시아에서의 제품 수출과 판매 중단을 발표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도 러시아 내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러시아 시장에서 물러날 경우 시장 재진입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삼성을 대신해 이 시장을 점령할 가능성이 높아 현지 판매 중단 등에 대한 판단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갤럭시 S22 제품 문제도 골칫거리다. 갤럭시 S22 구매 고객들이 게임 등 특정앱 이용시 성능을 떨어뜨리는 GOS 실행 강제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삼성멤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용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GOS는 고차원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경우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 수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하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 이전에도 GOS를 탑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에 ‘원 UI(사용사 인터페이스)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GOS를 우회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열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소비자들은 강제적인 성능 저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GOS 실행시 고사양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의 개발자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자료를 보면 갤럭시 S22 울트라에서 GOS가 실행되면 성능 점수가 기존의 50~6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처럼 GOS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이 기능 적용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내놨다. 그러나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IT업계에선 삼성전자 경영진과 개발진이 제품 출시에 앞서 고객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GOS 강제 실행은 선택 사항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다른 글로벌 업체들처럼 러시아 수출에 이어 현지 생산·판매까지 중단하느냐 여부는 경영진으로선 적지않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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