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인당 트래픽 줄어든 이유… “가입자 이용 행태” vs “고가 요금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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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5G ‘고가 요금제’가 가입자들의 데이터 소비를 억누르고 있다. 사진은 한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부산일보DB

5G 서비스의 1인당 트래픽이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월 27GB를 넘겼던 1인당 월간 트래픽은 올해 1월 26GB 아래로 떨어졌다. ‘초고속’을 앞세운 5G 서비스의 1인당 트래픽 감소에 대해 통신사들은 ‘가입자 이용행태’가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트래픽 증가세를 감안하면 통신사들의 5G ‘고가 요금제’에 가입자들의 데이터 소비를 억누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데이터 소비, 2년 전보다 4.7% 감소
“작은 화면 스마트폰, 사용량 한계”
“고가 요금제 피해 아껴 쓰기 때문”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1인당 데이터 소비(트래픽)은 25.9GB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인 2020년 1월 27.1GB에 비해 4.7% 줄어든 수치다. 5G 1인당 데이터 트래픽은 2020년 1월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횡보하고 있다.

5G 서비스의 커버리지와 다운로드 속도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트래픽이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4G의 경우 5G와 달리 서비스 출시 이후 5G 등장 이전까지 1인당 트래픽이 꾸준히 늘었다. 4G 서비스 초기인 2012년 이후 3년간 1인당 트래픽은 2배 이상 늘었다.

5G 1인당 트래픽 감소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들은 가입자들의 이용행태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2018년 이후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영향으로 동영상 시청이 급증하면서 데이터 트래픽도 증가했지만,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주 이용매체로 사용하는 만큼,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유튜브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주로 선택하는 풀HD(FHD) 영상 스트리밍에 초당 5MB 정도가 소모된다”면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감안하면 1인당 데이터 트래픽은 사실상 최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동영상 감상에서는 초당 20MB 이상 필요한 UHD 화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FHD 화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고화질 메타버스 등 새로운 플랫폼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1인당 트래픽이 급증하기는 어렵다는 게 통신사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5G 1인당 트래픽 감소가 통신사들의 ‘데이터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신사들은 5G 요금제에 대해 저가 요금제 데이터를 10GB 이하 제한하고 고가 요금제 데이터를 100GB 이상으로 허용하는 ‘양극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5G 가입자들의 데이터 소비는 월 20~50GB에 몰려 있다. 5G 가입자 전체 평균은 1인당 27.1GB이고 고가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의 평균 트래픽은 41.3GB다. 통신사들은 10~100GB의 중간요금제를 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가 요금제를 강요하고 있다. 특히 속도제한이 없는 ‘진짜 무제한’ 5G 요금제의 경우 8만 원 이상 고가 요금제에 묶어 놨다.

5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의 경우 1인당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1인당 트래픽은 2019년 6월 26.2GB에서 2021년 12월 41.3GB로 57.6% 증가했다. ‘스마트폰 트래픽 정점’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요금제 가입자의 1인당 트래픽은 1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들의 트래픽은 이 기간 등락을 거듭해 사실상 횡보했다. 이 때문에 전체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이 횡보하는 것은 다수 5G 가입자가 통신사의 고가 요금제를 피해 데이터를 10GB이하로 아껴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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