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한 쪽 선거 승복 미룰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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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승부 후폭풍

20대 대통령 선거는 수 십만 표에 불과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전 1시 기준 개표 상황을 볼 때 당선인의 과반 득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 2위의 출구조사 득표율 격차는 0.6~0.7%포인트(P)에 불과했다. 유권자 수로 환산하면 20~30만 표 차이다. 승리한 성적표를 받아들더라도 민심을 얻었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선관위 ‘사전투표 부실 관리’ 빌미 줘
이합집산 등 극심한 당내 혼란 올 수도


석패한 진영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하며 선거 승복을 미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확진·격리자의 사전투표분을 두고 부정선거 논란 내지 불복 시비가 벌어진 터라 대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사전투표에서는 특정 후보가 이미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유권자들에 배부되는 등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실제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재검표가 이뤄졌다.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48.9%)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후보(46.6%)의 득표 차가 57만 980표였는데 한나라당 일부에서 ‘개표 오류설’을 제기했다.

2003년 1월 27일 투표지 1104만 9311장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가 35개 지방법원 등에서 진행됐지만 노무현 후보가 816표 줄었고, 이회창 후보는 88표 늘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16대 대선보다 격차가 줄어들 공산이 큰 이번 대선에 대입하면 패배한 쪽에서는 16대 사례를 명분으로 선거무효 소송이나 당선 무효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재검표의 경우 당선무효 소송에서 진행하는 절차다.

‘역대급’ 초박빙 성적표는 당내 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 박빙 승부는 패배나 승리 책임의 화살을 겨냥할 곳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을 만든다. 석패한 쪽은 더 그렇다. 이럴 경우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를 진행한 터라 분당이나 합당 등을 두고 이합집산이 벌어지며 당내 혼란이 극심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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