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 기숙사서 386명 집단 감염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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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생 4명 중 1명 감염된 셈
학교 부실한 방역 조치 논란도

한국해양대학교 전경. 부산일보DB 한국해양대학교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전체 입소생의 25%인 400명 가까운 학생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학생들은 학교의 안일한 대처로 감염이 확산됐다고 주장하는데, 학교 측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16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에 따르면 해사대학 기숙사인 ‘승선생활관’에서 이달 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입소생 1532명 중 38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입소생 4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셈인데, 완치된 학생들을 제외하고 현재 288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승선생활관에서 지내는 학생들은 학교의 부실한 방역조치로 집단감염이 확산됐다며 귀가 조치와 함께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줄 것을 호소한다. 지난 15일 한국해양대 학생 A 씨는 학교 대응이 부실하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A 씨는 “집단감염이 본격화됐음에도 각종 점호, 아침 운동 등 단체생활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다”며 “방은 2인 1실인데 한 명이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을 경우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같은 방을 쓰는 학생도 함께 격리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건강과 교육의 질을 위해 기숙사에 입소한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비대면 전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해당 국민청원에는 284명이 동의했다.

해양대 측은 기숙사 내 확진자 발생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으나,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격리 공간 부족 등 불만이 나온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기숙사 퇴소는 관련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해양대 관계자는 “기숙사 학생이 의심증상을 보이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면 바로 신속항원검사를 한다”며 “양성인 경우 즉시 별도 격리시설로 옮기거나 부모님에게 인계, 또는 보건당국이 안내하는 치료시설로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가 마련한 별도 격리시설은 방 50개에 2인 1실로 운영했는데 확진자가 늘어 3인 1실로 사용하고 있다”며 “해사대의 특성상 관련 법령에 따라 입소생들은 승선생활관을 퇴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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