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동의과학대학교 물리치료과 교수

이태식

바야흐로 활동의 계절 봄이 다가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지난한 싸움 속에 최근 몇 년간 움츠렸던 각종 야외운동과 스포츠 활동이 올해부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란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둔 신체활동이라 할 수 있다. 건강 향상을 위한 신체활동을 총칭하는 만큼 이러한 활동이 되려 신체에 부상이나 손상을 일으킨다면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흔히들 요리의 끝은 설거지라고 말하듯, 격렬한 스포츠 활동이 끝난 이후 우리 몸을 어루만져 주는 과정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스포츠 손상을 막기 위한 출발점은 우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활동 전 자기 컨디션과 안전 장비 등을 점검하고, 준비 운동 등을 통해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철저한 준비가 되더라도 스포츠 손상을 완전히 피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기록과 성적을 중시하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는 치열한 경기 양상만큼이나 스포츠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스포츠 손상과 이를 위한 스포츠 재활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신체 손상 위험도는 운동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또한 고령일수록 부상 위험지수가 올라간다. 운동 중 부상으로 관절이나 내부 조직이 손상되면 정상적인 신체역학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뼈와 근육, 인대, 힘줄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그중 인대와 힘줄은 혈관 분포가 미약하기에 손상 시 회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손상 발생 시 적절한 초기대응 여부에 따라, 향후 회복과정은 크게 단축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손상된 신체 부위가 공통으로 갖는 문제는 부종이다. 부종은 손상 부위 압력을 증가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한편, 신경과 근육 억제로 근육수축을 일으킨다. 이러한 과정은 약 72시간에 걸쳐 지속된다.

빠른 회복과 재활을 위한 응급처치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PRICE’ 원칙이다. 주요 지침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딴 것으로, 명칭과 달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첫째는 보호(Protection)로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하여 부목 등으로 손상 부위를 고정하는 것이다. 둘째는 활동 제한(Restricted activity)이다. 손상된 부위를 계속 움직인다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후 냉찜질(Ice) 등을 통해 손상 부위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통증을 낮추고, 국소적으로 혈관 수축을 촉진하여 부종을 조절한다. 얼음은 주변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비닐에 담아서 아이스팩을 제작하여 30분 찜질, 한 시간 휴식을 반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상 등 손상 부위에 출혈이 발생하였을 때 압박(Compression)과 올림(Elevation)이 중요하다. 압박은 손상 부위에 탄력성 랩 등을 둘러 출혈을 막고 염증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중력에 의한 혈액 정제 현상을 막기 위해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올려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응급처치가 끝났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와 치료가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손상된 조직에 대한 의료상의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신체가 갖는 고유한 기능 즉, 근력과 지구력 등을 회복하기 위한 전문 물리치료사의 재활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