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출연 尹 "대통령, 고독한 자리…당선 뒤 숙면 못해"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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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사전녹화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가 20일 오후 방송됐다.


윤 당선인은 당선 후 첫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인 이날 '유퀴즈' 방영분에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명언으로 유명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인용하며 "대통령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직은) 많은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는 모든 책임도 져야 한다"며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평가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선거 때만 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잠도 잘 잤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 된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사는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로 고민도 하고, 많은 분들의 조언도 얻는다. 이제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으니까"라고 말했다.


대선 전 SNS에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밝혔던 윤 당선인은 '민초파'냐고 묻는 MC 유재석의 질문에 "민초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 선거에 불리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반(反)민초파는 또…"라며 "근데 맛있지 않나? 시원하고? 누구나 먹는 얘기 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다 먹고 살라고 하는 짓 아닌가"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또 검사 시절 점심 메뉴를 정하는 '밥 총무'를 담당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전날 부장이 약주를 많이 먹었으면 해장 생태탕이나 소고기국밥을, 약주를 안 먹었으면 비빔밥이나 국숫집을 골랐다"며 "제가 중앙지검장 할 때는 초임 검사에게 부담을 준다고 해서 밥 총무 제도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두 번째 지역순회 일정으로 20일 광주광역시 첨단 3단지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두 번째 지역순회 일정으로 20일 광주광역시 첨단 3단지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윤 당선인은 '내가 대통령 당선인이다'라는 걸 느낄 때가 언제냐'라는 질문에 "밤에 자다 보면 어떨 땐 선거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디를 가야 하는데' 하면서 일어나보면 선거가 끝나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그때가 또 많이 그리워진다"라고도 털어놨다. 또 '어제 몇 시에 주무셨는지'를 묻는 질문에 "3시에 잤다, 자기 전에 자료도 보고 그러면 늦어질 때도 있다"면서 "아침 6시에 일어난다. 그때 되면 일단 전화부터 시작해서 새벽에 전화가 와있고 문자도 와있고 언론 기사도 나와있다. 그렇게 시작한다"고 당선인 신분으로의 일상도 소개했다.


윤 당선인은 '개표방송은 어느 방송사 채널로 봤느냐'는 질문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돌아가면서 봤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고 수치만 계속 봤다"고 말했다. 당선된 날 새벽에 여의도로 향했을 때 평소와 달랐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새벽에도 그 시간에 다녀봤을 때 차가 없지는 않았는데, 그때부터는 경호처가 교통을 통제했는지 금방 가더라"라며 "처음엔 잘 몰랐는데 확실히 교통 통제 등 여러 가지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가 미션스쿨이어서 장래 희망이 목사였다. 아버지가 학교에 계셔서인지 커서부터는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사시 끝나고도 검사는 생각도 안 했고 변호사 개업하려 했는데 꽤 늦은 나이에 임관해서 이렇게 오랜 세월 검찰에 몸담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반려견 네 마리(토리, 나래, 마리, 써니)와 반려묘 세 마리(아깽이, 나비, 노랑이)를 키우는 윤 당선인은 퀴즈를 푼 뒤 인형을 기념으로 받고는 "우리집 가져가면 강아지들이 되게 좋아하겠다"고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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