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밀 수출 금지” 세계 곡물시장 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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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금지 발표에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에다 폭염, 전염병까지 더해지면서 식량 가격이 치솟았는데 여기에 식량 보호주의까지 더해져 가격이 더 뛰고 있다.

인도, 13일 전격 수출 금지 발표
국제 밀 선물가 두 달 만에 최고

블룸버그는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이 이날 한때 부셸당 12.475달러로 5.9% 뛰어올라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국제 곡물 시장에서 인도는 주요 수출국이 아니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지 발표가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도의 밀 수출 금지가 전쟁 이후 각국에서 나타난 식량 보호주의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전날 인도 대외무역총국은 13일 밤부터 밀 수출을 즉각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수단슈 판데이 인도 식품부 장관은 “모든 것은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인도의 최고기온이 49도를 기록하는 등 올봄 인도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인도 식품부는 밀 생산량 전망을 기존 1억 1100만t에서 1억 500만t으로 낮춰 잡았다.

단일 국가로서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는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밀 부족분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나라로 기대됐다. 실제 인도 정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밀 수출에 어떤 통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폭염으로 인도 내 식량 생산과 물가 사정이 여의치 않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13일 이전에 취소 불능 신용장(ICLC)이 개설됐거나 인도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 요청 등에 따라 허가한 경우는 밀 수출을 허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극심한 가뭄은 인도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에서도 기승을 부려 올해 밀 생산량은 그 어느 때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밀 가격은 지난해 대비 60% 급등했으며, 올해 곡물 생산량도 최소 3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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