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국회의원들 “지선 완승 기쁘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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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은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에서 ‘완승’이 예상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PK 현역 의원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왜 그럴까.

이번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할 경우 2년 후 22대 총선에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될 수 있고, PK 현역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선에서 떨어진 민주당의 경쟁력 있는 기초단체장들이 차기 총선에 대거 출마할 확률이 높다.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년 후 총선서 ‘정권심판론’ 득세 우려
총선 위기 돌파용 ‘현역 물갈이’도 걱정

선거는 ‘반복성’이 강하다. 한번 이기면 다음 선거에서 패할 공산이 농후하다. 제6회(2014년) 부산 지선에서 1석(무소속)을 빼고 모두 이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20대 총선(2016년) 때 6석을 놓친 게 대표적이다. 그 당시 새누리당이 사실상 부산에서 패한 데는 복잡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선거에선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말이 입증된 셈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라서 ‘정권 안정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차기 총선 때는 ‘정권 심판론’이 우세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적으로 총선 위기론이 확산될 경우 집권여당이 꺼내는 최대의 카드는 ‘현역 물갈이’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5대 총선 때 위기에 몰린 신한국당이 현역을 대거 낙천시키고 신인들을 과감히 투입해 부산에서 전승을 거둔 이후 집권세력은 ‘현역 물갈이’를 적극 활용해 왔다. 더욱이 보수 성향의 정당들은 부울경을 현역 물갈이의 상징지역으로 삼아 왔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부산 현역 의원의 60%가 신인인 이유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다음 총선 때 국민의힘 PK 의원들의 60% 이상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공천 탈락 예상 PK 의원들의 이름이 벌써부터 거론되기도 한다.

민주당 기초단체장들의 도전도 상당한 부담이다. 비록 정당 지지도와 정권 안정론을 포함한 외부 요인 때문에 이번 지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중에는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상당히 많다.

지난 4년간 ‘일하는 기초단체장’으로 지역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다진 상당수 후보들은 이번에 낙선할 경우 본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차기 총선에 차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사석에서 “이번에 떨어지면 2년 뒤 총선에서 설욕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국민의힘 소속 모 인사는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이번 선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지만 총선을 생각하면 걱정되는 게 많다”고 토로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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