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광’에 ‘줄투표 현상’까지… ‘국힘 장악’ 지렛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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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지선 결과 의미

제8회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4년 만에 부울경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되찾았고, 민주당의 PK 지방권력 장악은 ‘4년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양강 대결 앞에서 극도의 무기력함을 보였다.

국힘, 보수 성향 유권자 덕에 압승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 등 영향 줘
민주, PK 장악 ‘4년 천하’로 끝나
제3지대 후보, 양강 대결에 고전

■4년 만의 지방권력 교체

국민의힘이 부울경 광역·기초단체장과 시·도의회 선거에서 대부분 승리하면서 PK 지방권력이 4년 만에 보수 정당 계열로 다시 넘어갔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처음 도입된 이래 6회 지선 때까지 부울경에선 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 등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 성향 정당의 독무대였다. 부울경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계열의 정당은 단 1석도 승리한 적이 없다. 제5회(2010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김두관 의원이 당선됐지만 무소속 신분이었다.

하지만 2018년 제7회 지선은 이전의 분위기와 완전히 달랐다. 민주당이 ‘문풍(문재인 바람)’의 영향으로 부울경 지선에서 크게 승리한 것이다. 민주당은 사상 처음으로 부산(오거돈) 울산(송철호) 경남(김경수) 광역단체장을 동시에 배출한 데 이어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중 13곳에서 승리했다. 지역구 부산시의원 42명 중 38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부산시의회 교섭단체를 겨우 구성할 정도였다.

그러나 자생력 없이 ‘문재인’에만 의존했던 민주당은 문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부울경 지방권력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다. 국민의힘도 일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에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지만 부울경 유권자들의 보수 성향 덕분에 제1당의 지위를 되찾게 됐다.



■예고된 결과

이번 부울경 지선 결과는 예고된 측면이 강하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시장이 압도적 득표율(62.7%)로 당선된 데 이어 3월 대통령선거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부울경에서 20%포인트 넘게 이재명 후보를 이겼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우세가 확인됐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3~27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부울경 국정 지지도는 64.6%였고, 부정평가는 29.8%에 불과했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부산) 김두겸(울산) 박완수(경남)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고, 낙동강 벨트와 울산 등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의 기초단체장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줄투표’가 현상이 그대로 이어져 지방의원 선거까지 국민의힘이 압도했다. 특히 부산 지선에선 ‘박형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거의 대부분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이 박 당선인에게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박 당선인도 부산의 16개 기초단체를 2~3회 순회하면서 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와 달리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중앙당 지도부는 물론 부울경 광역단체장과 현역 의원들의 지원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맥 못 춘 제3지대 후보

군소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부울경 지선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양강 대결로 진행되면서 제3지대 후보들은 철저히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일부 지역에선 막판 단일화 시도가 있었지만 그다지 성과를 보지 못했고, 당선권에 접어든 무소속 후보들은 ‘당선 후 국민의힘 입당’을 공약하기도 했다. 그만큼 제3지대 후보들의 자생력이 약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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