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국회 입성한 안철수·이재명, 차기 대권 가도엔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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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하며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다. 불과 3개월 전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섰던 두 사람이 모두 금배지를 달면서 차기 대선 재도전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장의 정치적 입지에서는 명암이 갈린다.

안, 5년 만에 여당 3선 반열 올라
차기 당권·대권 재도전 청신호
이, 상처뿐인 승리에 비판 예상
친문·86그룹과 당권 사투 관측


2일 자정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을 보면 경기 성남 분당갑 보선에서 안 전 위원장은 64% 득표율로 민주당 김병관 후보(35%)를 크게 따돌리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다. 사전 여론조사 예상대로 넉넉한 표 차이로 승리한 안 전 위원장은 단숨에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는 분위기다. 19대 대선(2017년)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한 지 5년 만에 여당 3선 중진 의원 타이틀도 얻었다. 대선 전 단일화 이후 인수위원장으로 새 정부의 밑그림을 총지휘한 데 이어 ‘윤심(尹心)’을 등에 업고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이 유력하지만, 다음 전당대회까지는 1년이 남은 상황이라 당내 지지 기반을 쌓으며 차기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준비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 도전 후 대권에 다시 나서는 경로다.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따라 이준석 대표에게 거취 압박이 쏠릴 경우, 당권 도전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안 전 위원장이 유력 차기 주자로 여권 권력 지형 재편의 구심점이 될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말이다.

안 전 위원장이 당권과 당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면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간 중도·진보 진영에서 정치 이력을 쌓아온 안 당선인이 보수진영으로 넘어와 당에 완전히 뿌리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어 당 안착 여부로 다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반면 총괄선대위원장 명함을 들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며 ‘감독’과 ‘선수’ 역할을 동시에 맡은 이 위원장은 본인 선거에서는 그나마 여유 있는 승리로 체면치레했지만, 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비켜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자정 기준 이 위원장은 계양을에서 56% 득표율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3%)에 13%포인트 격차로 앞서면서 첫 원내 진입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중량감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윤 후보와 접전을 벌인 탓에 인천 계양을에 발이 묶이면서 전국 선거를 이끌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오는 8월 전당대회 당권 행보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친이재명 그룹, 86그룹 등이 당권을 두고 사투를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그나마 제주지사와 제주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성적표가 나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이 위원장은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카드를 들고나오며 선거판을 흔들었다. 정책 이슈를 선점했다는 선거 공학적인 차원의 긍정 평가도 있었지만, 민주당에 다소 유리한 국면에서 공항 이전 공약으로 제주 민심을 돌려세웠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자정 기준으로 보면 제주지사와 제주을 보선에선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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