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3선 이상 연임 금지 필요”… 국힘 PK “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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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메가톤급 돌풍이 예고된다.

현 여권 핵심부가 친윤(친윤석열)계 신진인사를 PK 총선에 대거 투입할 방침(부산일보 6월 30일 자 5면 보도)을 밝힌 상황에서, 국민의힘 혁신위가 ‘지역구 3선 이상 연임 금지’ 조항을 신설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국민의힘 부울경 의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이다.

당 혁신위 부위원장 맡고 있어
차기 총선 공천에 파장 예고
부울경 3선 이상 13명 중 8명
친윤계 차출설까지 겹쳐 ‘뒤숭숭’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지난달 29일 “개인적으로 동일 지역의 3선 이상 연임을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회의원을 해 보니까 한 지역에서 세 번 정도 하고 나면 본인이 가진 비전과 어젠다와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다 고갈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 의원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는 이유는 그의 위상과 상징성 때문이다. 조 의원은 현재 차기 총선의 공천룰을 만드는 혁신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부분 초선과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혁신위에서 조 의원의 발언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 의원은 국회 내에서도 신망이 높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 의원의 발언을 결코 예사롭게 넘길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조 의원은 30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달 3일 혁신위 전체 워크숍에서 한번 공론화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혁신위에서 그 안이 통과돼 국민의힘 당론으로 채택된다면 여야 합의로 (입법을)추진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기류도 조 의원의 입장과 비슷하다. 한국유권자중앙회는 6월 7일 ‘국회의원 3연임 초과 금지’를 포함한 정치개혁 입법안을 국회에 제안했고,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 대선 때 비슷한 내용의 정치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야 정치권은 “법으로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진들의 반발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선 이상 중진들은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이 예상된다. 모 전문가는 이날 “차기 총선에선 ‘개혁공천’이 최대 화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웬만한 중진들은 ‘물갈이 태풍’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3선 이상 PK 중진들이 1차 타깃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부울경에는 13명의 3선 이상 중진이 있다. 5선 3명(서병수 조경태 김영선), 4선 1명(김기현), 3선 9명(김도읍 이헌승 장제원 하태경 이채익 김태호 박대출 윤영석 조해진)이다. 이들 중 동일 지역구에서 3번 연속 당선됐거나 3연임 중인 의원은 서병수 조경태 이헌승 김도읍 하태경 이채익 윤영석 박대출 의원 8명이다. 김영선 김기현 장제원 김태호 조해진 의원 5명은 지역구를 옮기거나 한 번 이상 건너뛰고 당선된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는 “3연임 여부와 무관하게 3선 이상 PK 중진들은 물갈이 대상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초·재선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여권 핵심부에서 차기 PK 총선 때 친윤계 신진 인사들을 대거 차출할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정부와 대통령실의 상당수 PK 인사들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친윤계 신인들이 투입될 경우 보수 성향이 강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우선 배정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부울경 의원들은 자진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민주당 홍익표(서울 중성동갑) 의원처럼 ‘험지’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공천관리위에서 낙천시키더라도 끝까지 버티는 방법도 있다. 한결같이 힘든 선택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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