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 통증 싹”… 관절염, 로봇수술로 부작용 최소화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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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별 CT영상 3D 데이터 기반
1mm 오차 없이 ‘정교한 수술’
출혈량·고통 줄이고 회복 빨라
합병증 위험 높은 고령환자 필수
15년 연속 ‘관절 전문’ 부산센텀병원
“올해 큐비스 조인트 추가 도입”



부산센텀병원 손찬모(오른쪽) 원장이 로봇수술기를 활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부산센텀병원 제공 부산센텀병원 손찬모(오른쪽) 원장이 로봇수술기를 활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부산센텀병원 제공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 면을 덮고 있는 연골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마모되고 벗겨지면서 뼈와 뼈가 부딪히며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무릎은 대퇴골(무릎 위)과 경골(무릎 아래)로 이뤄져 있고, 관절 면을 덮는 연골 사이에 반월상 연골이 자리하고 있다. 퇴행성 변화로 연골이 정상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연골과 손상된 뼈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인공관절을 씌우는 치료법이 인공관절수술이다.


■고령 환자라면 3기라도 수술 권장

퇴행성관절염은 1~4기로 구분된다. 1기는 초기로, 연골 마모가 시작되는 단계다. 무릎이 뻣뻣하고 시큰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2기와 3기는 손상이 점점 악화되는 중기로 구분되며, 염증 반응으로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3기로 진행될수록 골극(뼈가 가시처럼 덧자란 것)이 자라나와 통증이 잦아지고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아파온다. 4기는 연골 손상이 심각해 대퇴골(무릎 위)과 경골(무릎 아래)이 맞닿아 있는 상태가 된다. 초기, 중기에는 안정을 취하고 비수술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엑스레이 상 퇴행성관절염 4기이고, 약물이나 물리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가만히 있거나 잘 때도 통증이 심할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부산센텀병원 손찬모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최대한 미룰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보행 시 통증을 느껴 잘못된 보행습관을 가지게 되고 관절염으로 인해 다리가 ‘O’자로 변형이 온다”며 “이는 골반부터 발목 관절까지의 다리 정렬에 변형을 일으켜 근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퇴행성관절염 3기 이상으로, 6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의 경우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퇴행성관절염이 완전 진행되기 전이라도 인공관절 수술을 권장하고 있다.

손 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해도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참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인공관절 수술 패러다임 바꾸는 로봇

고난도 수술로 꼽히는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도 최근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로봇 수술은 정확하고, 출혈량을 최소화하며 안전하고 빠르게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공관절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 일반 수술은 의사의 숙련도나 경험, 환자의 무릎 관절 모양과 다리가 휘거나 손상된 정도에 따라 수술 성공에 편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로봇 수술에서는 수술 전 촬영한 3D CT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개개인의 뼈 모양, 형태, 위치, 각도 등을 분석해 사전 수술 계획을 세운 뒤 로봇 팔로 인공관절이 삽입될 공간을 정확히 절삭한다. 정확성과 안전성이 높고, 조작이 쉽고 유연한 데다 수술 중 계획 변경이 가능해 최적화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또 떨림 없는 로봇 팔을 이용해 깔끔하고도 정밀하게 뼈를 절삭한다. 절삭 범위를 1mm라도 벗어나면 작동을 멈추기 때문에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고,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수술은 인공관절의 각도와 다리 정렬을 맞추기 위해 대퇴골에 별도의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통증도 심할 수 있다. 반면 로봇 수술은 뼈 안에 구멍을 뚫을 필요 없이 사전 수술 계획대로 로봇이 절삭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출혈량 및 통증이 적으며, 회복력도 빨라 고령 환자도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다.

손 원장은 “로봇을 활용해 1mm의 오차 없는 정밀한 수술을 거치면 좌우 균형이 잘 맞아 인공관절을 오래 쓸 수 있다”며“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 내과적 질환이 있는 환자, 이전에 골절이 있어 뼈에 심각한 변형이 있거나 뼈가 많이 상한 환자는 일반 수술로는 어렵기 때문에 로봇 수술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감염 관리·의사 숙련도 고려해야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면 환자 입장에서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 수술에 따른 부작용 위험과 의사의 실력이다. 특히 수술 중 감염 문제는 수술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술실 환경과 감염 관리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다. 이를 인증해주는 제도가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이다.

의사의 실력과 숙련도 역시 수술 성공률과 직결된다. 보건복지부는 관절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얼마나 많이 잘 보고, 수술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까다로운 평가 항목 탓에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5곳의 의료기관만 관절 전문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센텀병원은 2013년부터 감염 관리와 안전한 병원 환경을 인정받아 3회 연속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고, 관절질환 전문병원 시범 사업에 선정된 2008년 이후 15년 연속 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손 원장은 “인공관절 치료 분야에서 로봇 수술이 향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발맞춰 2017년 인공관절 수술로봇 ‘티솔루션원'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큐비스 조인트’를 추가 도입해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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