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매립재로 바다모래 사용 땐 공사 기간 절반 이하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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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시민토론회

5일 오후 부산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수립 과정의 보완과제 시민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바닷모래를 채취해 가덕신공항의 매립재로 사용할 경우 매립 기간이 기존 계획(6년 이상)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부산시가 최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부유식(플로팅) 방식에 대해 ‘이착륙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5일 부산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가덕신공항 시민토론회’에서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지역 학계와 전문가 집단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24시간안전한신공항촉구교수회의와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의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김성준 유조선사협회 부회장 주장
“호퍼준설선 3척으로 3년 내 매립”
부산시가 제안한 부유식 공항
이두형 교수 “안정성 문제 없다”


토론회는 박영강 동의대 행정정책학과 명예교수의 발제에 이어 다양한 전문가들의 주제토론으로 이어졌다. 주제토론에는 김대래 신라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강문기 (사)한국토질 및 기초기술사회 전 회장, 김성준 (사)한국유조선사협회 부회장, 이두형 신라대 항공교통관리학과 교수, 정헌영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정광효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정현 (주)오션스페이스 대표이사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부유식 공법에 대한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검토에서부터 기존 매립식 공법의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김성준 한국유조선사협회 부회장은 기존 국토부가 제시한 매립 기간(78개월)을 36개월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매립 기간을 3년 이상 앞당긴다면 전체 공사기간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적재량 4만㎥급 상당의 호퍼준설선(토사의 운반까지 가능한 준설선)을 3척만 이용하면 3년 내 준설을 마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적재량 4만 6000㎥급 척당 연간 매립 가능량은 2700만㎥. 김 부회장은 “가덕신공항 매립 규모가 2억 1000만㎥ 정도로 알고 있다”며 “해당 선박 3척이면 3년 내 매립을 완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홍콩의 첵랍콕공항 등 호퍼선을 이용한 공항 매립 사례도 들었다. “첵랍콕공항은 호퍼선을 이용해 2억 5000만㎥ 규모의 매립을 3년 만에 끝냈다”고 덧붙였다.

바다모래 공급처는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 대규모 바다모래 준설에 대한 환경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해당 지역에 대한 여러 평가조사에서 모래양이 충분하고, 채취 시 환경에 큰 악영향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외 이두형 교수는 부산시가 제안한 부유식 공항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부유식의 경우 활주로 표고가 3m 정도로 낮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실제 활주로 표고가 3m 이하인 국제공항은 10곳이 넘는다”며 “3m 정도의 활주로 표고와 이착륙 위험성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항공기 조종사 출신이다. 또한 대형 항공기 이착륙 시 부유식 활주로의 충격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일본의 여러 공항이 부유식 공항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정치·경제적’인 것이며, ‘이착륙 위험성’ 때문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이 밖에도 해저 암반에 기둥을 세운 뒤 상부를 콘크리트로 메우는 ‘파일식 잔교’ 방식을 매립식과 혼합하면 매립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영강 교수는 “매립 방식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일부 구간을 파일식 잔교 방식을 혼용하면 공기를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또 제2활주로 건설을 고려할 때 첫 활주로는 공항시설 북쪽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국토부 방안은 활주로가 공항시설 남쪽에 있다. 박 교수는 “제2활주로를 짓는다면 공항의 남쪽 바다를 다시 메워 지어야 한다”며 “이 경우 기존 활주로가 남쪽에 있으면 활주로 간 거리가 너무 짧아 위험할 수 있기에, 두 활주로 사이에 공항시설이 위치할 수 있도록 첫 활주로는 북쪽에 위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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