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주도권 부산 넘겨야 엑스포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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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이끄는 단테 모시(온두라스) 총재로부터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부산을 밀겠다는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다. 연합뉴스 부산시가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이끄는 단테 모시(온두라스) 총재로부터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부산을 밀겠다는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가 국무총리 소속으로 민관 합동 기구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에 모두 위촉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과 SK 경영진들은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리는 피지 수바 현지에서 피지와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주요 도서국가의 정부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정부 관계자를 만나 투자 니즈를 파악하고 인프라 구축 등 협력 관계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박형준 시장, 공항 개발 권한 이양 요청

리야드 추월할 반전 시나리오 절실


삼성은 모든 계열사 사장단이 유치전에 동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지 공장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 등 외교부 장관과 만나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중남미 미래협력 포럼’이 개최된 부산에서 멕시코를 비롯,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의 남미 국가 관계자들에게 부산엑스포 지지를 이미 요청한 상태이다. 유치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대한상공회의소 회장) SK그룹 회장 외에도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그룹별 담당 국가를 지정해 기업 내 전담 조직을 꾸렸다고 한다.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좋은 소식이 연달아 들리고 있지만, 현재 부산이 처한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경쟁 도시인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가 막강한 오일머니를 내세워 부산보다 저만치 앞서 있다는 것이 객관적인 상황 평가이기 때문이다. 열세를 만회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선 8기 시장·도지사들과의 만남에서 제기된 박형준 부산시장의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 시장은 2030엑스포 유치 전제조건인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해 중앙부처 규제에서 벗어나, 부산시가 건설 계획, 공법, 사업자 선정 등 가덕신공항 건설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PMC) 방식’ 권한 부여를 요청했다.

이는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 조건인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두고 중앙정부(2035년), 부산시(2029년) 입장 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의 항공 접근성이 엑스포 유치에 절대적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내년 말로 예정된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 1년 동안 현지 실사와 세 차례의 PT에서 엑스포 개최 이전 가덕신공항 개항이 약속되지 않는다면 유치는 불가능하다. 마침 윤 대통령도 시장·도지사 간담회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한 재조정, 내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만큼, 부산시의 권한 이양 요구가 관철되도록 용단을 내려야 한다. 중앙정부와 부산시, 재계가 뜻을 합쳐서 엑스포 유치 성공 대박을 터트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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