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역전, 한은 2회 연속 '빅스텝' 밟나

김진호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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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2년 반 만에 역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 중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 중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한미의 기준금리는 약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하게 됐다.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 역전됐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연내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한미 기준금리까지 역전돼 한국은행도 연내 3%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사상 처음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이미 예상됐던 시나리오인 만큼 한은이 당장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또 한 번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물가 관리라는 명분 만을 앞세워 기준금리를 계속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돼 시장의 예측(0.3%)을 훨씬 웃돌았다. 8월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줄었지만, 하반기부터는 하방 위험이 커져 기준금리를 마냥 인상할 수만은 없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물가'다.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높일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에도 한은이 또 한 번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 원 선을 넘어가면 한은이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진호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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