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장학재단 위탁운영 목욕탕 재매각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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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건립 2019년 매각 실패
수입 감소에 감가상각비 등 증가
매각 재실패 땐 ‘애물단지’ 전락

시와 장학재단이 재매각을 추진 중인 목욕탕 전경. 김태권 기자 시와 장학재단이 재매각을 추진 중인 목욕탕 전경. 김태권 기자

경남 양산시와 시인재육성장학재단(이하 장학재단)이 수익사업으로 위탁 운영해 온 목욕탕을 다시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9년 첫 번째 매각에서 두 차례 유찰 끝에 매각을 포기한 전례가 있어, 이번 매각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산시와 장학재단은 그동안 수익사업으로 위탁 운영 중이던 교동의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20여㎡ 규모의 목욕탕을 재매각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목욕탕 매각 추진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시와 장학재단은 하반기 목욕탕 매각을 위해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애초 이 목욕탕의 공부상 가치는 26억 원가량이었다. 2015년 건립 당시 동산 6억 2300만 원에다 건축비 17억 3000만 원을 포함해 23억 5300만 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2019년 이 목욕탕을 매각하기 위해 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21억 5800만 원으로 떨어졌다. 하반기 또다시 자산 재평가할 경우 동산은 오르고, 부동산은 떨어질 것으로 보여 2019년 자산 재평가 당시와 비슷하거나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와 장학재단이 목욕탕 재매각에 나선 것은 임대 수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해마다 감가상각비와 시설개선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욕탕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목욕탕에 제대로 된 헬스장이 설치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지역 부동산의 침체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시와 장학재단은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이유로 목욕탕 매각에 나섰지만, 매입자를 찾지 못해 2차례 유찰 끝에 매각을 포기했다.

여기에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목욕탕을 찾는 이용객도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건물도 건립 후 8년이 지나면서 노후화하고 있다.

이번에도 매각에 실패하면 헐값에 목욕탕을 팔거나 계속 보유할 수밖에 없어 장학재단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시가 목욕탕을 매입하는 등 특단의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장학재단이 위탁 운영 중인 목욕탕은 교동의 유일한 대중 목욕탕이다. 재매각을 추진 중인 목욕탕은 2012년 지역의 한 독지가로부터 기부받았다. 기부 당시 지상 3층 규모의 목욕탕이었고, 노후화 등으로 장기간 폐업한 상태였다. 그런데 시와 장학재단은 ‘목욕탕 재개’라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연간 4~5%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건물과 시설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없다’는 타당성 결과를 무시하고 2015년 목욕탕을 재건축했다.

한편 2006년에 설립된 장학재단은 시 출연금 110억 원을 포함해 기부금 등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 말 현재까지 지역 내 8963명의 학생이 83억 원가량의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은행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2018년 이후 원금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장학재단의 재산이 줄어들고 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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