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물수건서 세균 13억 마리 검출… 여름철 위생 ‘비상’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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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최대 1만 3000배 초과
관할 구청, 잇단 제품 폐기 명령
식중독 사고 이어 물수건까지 불안
병원성 세균 검출 가능성 높아 유의를

식당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수건에서 기준치를 최대 1만 3000배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고온다습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여름철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가운데, 위생을 위해 사용하는 음식점 물수건에서 다량의 세균이 검출돼 시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부산 동구청은 지난 19일 위생물수건 처리업체인 A산업의 위생물수건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돼 제품 폐기 명령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위생물수건 처리업체는 주로 식사 전 손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는 물수건을 소독해 식당에 대여한다.

동구청은 여름철을 맞아 위생물수건 제조·처리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면서 최근 A산업의 위생물수건 일부를 수거해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A산업의 물수건 한 장에서만 세균 수 기준치(장당 10만 마리 이하)를 훌쩍 넘긴 약 13억 마리의 세균이 검출됐다.

동구청은 A산업이 위생용품 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해당 제품을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또 8월 31일까지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위반 사실을 공표하고, 영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용품의 기준·규격’ 고시에 따르면, 위생물수건 처리업체는 식당에 대여한 물수건을 사용 후 4일 이내 회수한 다음 염소제, 열탕, 증기 등을 통해 소독해야 한다. 또 위생물수건 한 장에서 10만 마리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규격을 정하고 있다.

동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구체적인 오염 원인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공정 과정에서 위생물수건에 약품 살균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지역 또 다른 업체의 물수건에서도 기준치를 4000배 넘긴 세균이 검출됐다. 부산 남구청은 올 5월 남구지역 위생물수건 처리업체 3곳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B산업의 물수건 샘플에서 세균 4억 마리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남구청은 B산업에 같은 날 처리한 물수건을 폐기 처분하라고 명령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위생용품 관리법을 어겨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는 과징금으로 처벌을 갈음할 수 있다. 남구청이 7월 B산업의 물수건을 다시 수거해 검사한 결과에서는 세균 수가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여름철을 맞아 식중독 사고에 이어 위생용 물수건에서도 기준치를 넘어선 세균이 검출되자 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이 모(26) 씨는 “물수건 한 장에서 그렇게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니 충격적이다”며 “물수건을 받으면 늘 의심 없이 손을 닦고 수건을 접으면서 가지고 놀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물수건을 쓰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위생물수건에서 검출된 세균은 일반적인 세균을 통칭한다. 세균 수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 병원성 세균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위생검사는 물수건에 살균 처리가 잘 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발견된 세균이 바로 인체에 위해를 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세균이 너무 많다는 결과가 나오면, 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세균으로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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