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내일 전국위서 유권 해석

비대위 출범 땐 이 대표 복귀 불가”

하태경 “서 의장 당규 해석은 오류”

최재형 “비대위 강행하면 더 혼란”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비대위 구성 등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는 국민의힘이 3일 비대위 후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대표의 잔여 임기와 관계없이 비대위 이후 선출되는 지도부의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한다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사실상 조기 전당대회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내부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잘하는 당 아닌가.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도 “당헌당규를 입맛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일 상임전국위를 열어 현재 당 상황이 비대위 출범 조건인 ‘비상상황’이 맞는지 유권해석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임전국위의 유권해석에서 현 상황이 비상 사태로 인정될 경우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에만 부여된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직무대행’을 포함하는 당헌 개정을 시도하고, 이후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목한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한 의결을 통해 비대위원장 임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서 의원은 “비대위의 성격 관련 없이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하도록 돼 있다”며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권한을 가지게 된다. 자동적으로 이준석 대표의 당 대표 권한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복귀는)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이어 비대위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의 시점과 관계없이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의 2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서 의원은 “비대위가 구성된 다음 열리는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한 이후에도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국민의힘 당헌 상 전임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경우 새 지도부는 잔여 임기만큼만 활동 기간을 보장받는데, 이 대표의 임기는 2023년 6월까지로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 남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서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다”고 직격했다. 그는 “(당 상황이)비상이 아니라고 해서 지난 3주 동안 지역을 돌면서 당원 만난 것밖에 없다”며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라고 질타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 대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서병수 의장의 당헌당규 해석은 오류”라며 “현 당헌당규대로라면 애당초 비대위 출범은 불가능하다. 당헌당규를 고쳐야 비대위 출범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당헌당규를 근거로 이 대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를 개정할 때 이 대표가 5개월 후 복귀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도 “비상상황에 대한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 없이 비대위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당은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