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봉쇄’, 결국 선 넘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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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전투기·극초음속 미사일 동원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까지 실탄 발사
중국관영매체 “대만 통일작전 리허설”

4일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 모습이 홍콩의 한 대형 TV화면에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 모습이 홍콩의 한 대형 TV화면에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앞서 예고했던 ‘대만 봉쇄’ 훈련을 실시하며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까지 장거리 실탄 사격을 벌였다. 스텔스 전투기,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동원하는 등 대만해협에서 군사 충돌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 육군 부대는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면서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을 진행했고,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탄착 지점이 대만이 주장하는 영해 안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선 것을 두고 대만은 주권 침해이자 도발로 간주해 대응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2~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4~7일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실시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특히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 해·공역에서 이례적으로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4일 대만 교통부는 중국이 군사훈련 구역을 한 곳 늘리고, 훈련 기간도 8일 오전 10시까지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 전후 훈련에는 J-20 스텔스 전투기,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등 전략 무기도 동원됐다. DF-17는 사거리가 2500km에 달해 대만 유사 상황 때 항공모함 등 미 전력 지원을 저지하는 데 투입될 수 있는 무기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통일 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면서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은 3일 중국의 훈련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G7 외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방문을 구실로 대만해협에서 공격적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중국의 확대 대응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3일 국가안보 참모들과 중국 반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이 방문 의도와 달리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만 높이고 동아시아 지역의 동맹 대오를 흔들 수도 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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