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총리, 34일 만에 사퇴(종합)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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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입학 등 잇단 정책 혼선 책임
윤 정부 출범 후 장관 낙마 1호
국정 쇄신 드라이브 신호탄 촉각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건물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건물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사퇴했다.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외국어고 폐지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을 놓고 빚어진 혼선을 책임지는 ‘경질성’ 인사로 해석된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들께 되돌려 드리려고 했으나 많이 부족했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고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떠났다.

박 부총리의 사퇴는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34일 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사임으로는 첫 사례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안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논란을 일으키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이날 여권을 중심으로 사퇴설이 흘러나왔지만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까지도 실·국장들과 함께 주요 현안을 점검하면서 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으나, 결국 사퇴를 표명했다.

취임 전부터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에 시달렸던 박 부총리는 취임 이후 섣부른 정책 발표와 ‘졸속 의견수렴’으로 정부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질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역대 교육부 장관 가운데는 임기가 5번째로 짧은 ‘단명’ 장관으로 기록됐다.

여권에서는 이미 박 부총리가 리더십과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은 만큼 향후 교육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까지 하락한 윤 대통령은 박 부총리의 사퇴에 따라 내각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본격적으로 민생우선의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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