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주호영 비대위’ 공식 전환, 당내 혼란 진정 국면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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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위, 찬성 463·반대 48 가결
비대위원 9명 내주 초까지 인선
서병수 “이 대표 선공후사 당부”
안철수 등 차기 당권 경쟁 신경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5선 주호영 의원이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5선 주호영 의원이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은 9일 전국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차례대로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가처분 신청 등 반발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준석 대표의 자중을 요구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여전히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인 데다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도 당내 이견이 분출하는 만큼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혼란은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제3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오후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총의를 모았다. 이후 오후에 전국위원회를 재차 열고 의총서 추인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최종 의결했다. 전국위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전국위 재적 707명 중 511명이 투표에 참여해서 성원이 됐고 찬성 463명, 반대 48명으로 당헌 제 96조에 의거 비대위 임명안이 가결됐다”고 말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우리 당을 향한 국민들의 질책이 너무나 따갑다”며 “비대위는 민심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전달하고 반영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본격적으로 비대위 구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주말,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며 비대위원 9명으로 외부인사도 2~3명 포함시킨다는 구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비대위에 ‘친윤’(친 윤석열)계가 얼마나 참여할지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90여 일 만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은 초유의 ‘비상사태’ 극복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상황이다. 이 대표의 반발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최우선 과제다. 비대위 출범으로 자동 해임된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처분 신청 합니다. 신당 창당 안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서병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이 대표)본인의 정치 진로를 위해 가처분 신청이나 법적 대응을 좀 자제하고 당을 위해 선공후사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이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도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 지점에서 이 대표가 멈춰야 한다”고 했다.

차기 신임 지도부 출범 시점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점도 비대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민의힘에서는 비대위가 조기 전대를 고려한 ‘관리형’이냐, 정기 국회를 마무리 하고 내년 초 전대를 염두한 ‘혁신형’이냐를 두고 엇갈린다. 다만 주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때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만큼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현 의원도 연일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 ‘이순신 장군의 위기극복 리더십’을 주제로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상영회를 연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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