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중도 사퇴…박용진 ‘반이재명’ 공세 세지나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당대표 후보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당대표 후보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15일 중도 사퇴했다. 민주당 당권 경쟁은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강 후보가 박 후보와의 ‘반명(반이재명) 연대’에 선을 그은 터라 이 후보의 독주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도전을 멈춘다”며 “다시 한 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을을 지역구로 둔 강 후보는 전날(14일) 충청권 경선을 마친 뒤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청 경선까지 강 후보는 6.83%의 득표로 이 후보(73.28%)는 물론 박 후보(19.90%)와도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안방’인 충남 경선에서 이 후보의 ‘70%대 득표 행진’을 저지하고 2위를 차지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강 후보 사퇴 소식은 ‘97그룹’인 박 후보와 연대 여부로 연결됐는데, 이날 강 후보는 “남은 두 분 중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며 사실상 연대설을 일축했다. 최종 변수로 보인 단일화 가능성이 강 후보 사퇴로 이날 최종 소멸한 셈이다. 이에 따라 강 후보의 사퇴가 이 후보 쪽으로의 표 결집 현상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교체론 등이 동력을 상실한 탓이다.

다만 이 후보 측에서는 강 후보 사퇴로 경선판이 일대일 구도로 재편된 만큼 유일한 경쟁 상대인 박 후보가 비이재명계 표를 결집하기 위해 이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경우 압승을 거두더라도 이 후보에게 경선 이후 부담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후보 측은 일단 최대한 로우키 행보를 유지하면서 당내 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신 윤석열 정부를 향한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15일 전남 순천대에서 ‘전남 토크콘서트’를 열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비록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지금도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데 뭐가 잘못이냐. 이를 막는 게 억압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각자 알아서 해석하기로 하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로 제시한 ‘자유’를 연결고리로 여권을 겨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