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의 1/16 수준에 그친 부산 하이테크 품목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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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충청권 점유율 85% 차지
파워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육성 절실

부산 기장군 동남권 의과학산업단지 내에 조성된 부산테크노파크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부산 기장군 동남권 의과학산업단지 내에 조성된 부산테크노파크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부산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 실적이 인천의 16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7일 발표한 ‘부산지역 하이테크 품목 수출 동향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 실적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 0.5% 수준으로 조사됐다. 경쟁 도시인 인천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액은 156억 달러로 부산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부산 전체 수출 실적에서 하이테크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도 6.8%에 불과했다. 특히 철강, 자동차 부품, 조선 기자재 등 부산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 품목군 수출액이 연평균 1.2% 감소하고 있어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라도 첨단 산업의 전략적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도권은 추가 투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고부가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 인프라가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도 확인됐다. 지역별 하이테크 품목 수출 비중은 경기가 전국 수출액의 34.4%, 충남 30.4%, 서울 5.6%, 인천 7.7% 등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점유율이 85%를 차지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IT 등 신성장 4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만 그런 흐름에서 소외된 현실이다. 전통 산업 생태계 몰락과 지역 산업 구조 고도화 실패가 청년의 수도권 유출, 지역 활력 감소란 악순환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등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파워 반도체 기업 5곳 이상이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희소식이 들리기 때문이다. 전력 반도체 전문회사 제엠제코(주)에 이어 파워반도체 설계 회사인 트리노테크놀로지가 4500평 규모의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부산에서 생산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비투지코리아와 효원파워텍 등 기업 4~5곳도 부산시와 이전을 협약했거나 협의 중인 상태라고 한다. 파워 반도체 기업 이전을 시작으로 향후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나노 위성 등 방산·항공 우주 산업 관련 하이테크 산업으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런 첨단 산업으로의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해서는 국내외 하이테크 기업의 부산 유치와 함께 석·박사급 이공계 고급 인력에 의한 ‘하이테크 벤처 창업’ 등이 보다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를 증폭시킬 수 있는 세제 혜택과 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엔젤 투자, 고급 인력에 대한 정주 여건 제공 등 지원 프로그램도 파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부경대 등 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학과 석·박사 과정 신설 등도 ‘반도체 초강국’을 내세운 중앙정부의 획기적 지원 아래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부산시, 대학, 기업의 긴밀한 협조와 뒷받침을 통해 수도권과 차별화되는 부산만의 첨단 산업 육성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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