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울경 K 방산, 세계를 향한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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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민, 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 2018.01.11 부산일보DB 박익민, 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 2018.01.11 부산일보DB

부울경 K 방산, 세계를 향한다

박익민/부산 산학관 융합포럼 이사장

한국 방위 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기본계약을 한국 정부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디펜스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의 방산 수출의 합계를 넘는 20조 원 이상의 초대형의 K 방산 수출이 이루어지게 됐다.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하던 옛 소련제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기증하였고, 그 대신 독일로부터 신형 독일제 전차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이 매끄럽게 이행되지 않자, 폴란드는 자국에 꾸준히 투자해온 한국으로부터 가성비 좋은 K 방산을 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은 K 방산의 중심지이다.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K2 전차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K9 자주포는 창원의 한화디펜스에서, FA-50은 경남 사천의 KAI에서 조립 생산되고 있다. 가성비가 좋은 방산품 생산지가 부울경에 집중된 것은 무엇보다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와 경남에 본원이 있는 국방기술품질원 등을 통한 현장 기술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울경의 방위산업은 주조, 표면처리 등의 전통 6대 뿌리기술과 로봇, 센서 등의 새롭게 지정된 8개의 뿌리기술이 접목되면서 자동차, 조선의 소재부품 산업과 더불어 발전해 왔다. 국가지정 주요 방산 업체 85개 사 중 약 40%에 달하는 34개 사가 부울경에 소재하는데, 부산의 SNT모티브, 풍산, 울산의 현대중공업, 경남의 KAI, STX엔진, 대우조선해양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창원은 국가지정 주요 방산업체 17개, 방산 관련 기업 2500여 개가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메카로 되고 있다.

K 방산 세계 탑 5로 전진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의 방산수출액은 폴란드의 잭폿과 아랍에미리트와의 미사일 수출 계약 등으로 25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방산을 미래먹거리 6대 산업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2020년 글로벌 방산시장은 코로나 사태에도 600조를 상회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나타냈다. 글로벌 매출의 54%는 방산의 절대 강자인 미국의 41개 방산기업이 차지했고, F-35 스텔스기를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사는 11%를 점유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경남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한화 3개 사와 LIG넥스원의 4개 사만이 전 세계 100대 방산 기업에 들어갔다. 한국의 세계 군사력 순위는 6위이지만 2021년 국방과학기술 순위는 9위로 첨단 방산에서는 아직은 후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KF21 초음속 비행기의 시험운행 성공과 누리호에서 40년 사용 가능한 원자력전지의 실증 시험 성공은 우리 과학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저궤도 위성에 의한 6G 초연결 사회, 메타버스, AI 전쟁 시대의 도래에 대응하면서, 우리나라의 강점인 ICT 기술과 융합해 나간다면 국방과학기술이 세계 5위 진입은 가능할 것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올 초에 반도체 제조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세계 독점 생산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ASML사 등을 방문 후 기술을 세 번이나 반복해서 외쳤다고 한다. 이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첨단 기술의 승자만이 모든 것을 독식하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야기일 것이다. 올해 2년 차의 창원 방산혁신 클러스터는 현재 2개 대학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부울경에는 45개 대학의 창의적인 MZ 세대 인력이 있다. 대학의 특화연구센터를 부울경으로 확대하면서 동남권 특화산업의 제조 뿌리기술의 혁신으로 연계 발전되어야 한다. 동남권 메가시티의 방산 연구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첨단 인력을 양성한다면, 가성비 차원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고부가 방산품 생산과 함께 어떤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자주국방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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