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름으로 받는 것 치욕"…정년퇴임 앞두고 정부포상 포기한 교수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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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년퇴임을 앞둔 동국대학교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지 않다"며 정부 포상 포기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철기(65) 동국대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8월 말로 정년퇴임하게 됐다"며 "교직자와 공무원이 정년을 하면 년수에 따라 훈포장을 준다. 안 받겠다고 하니, 자필로 사유를 적어내야 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조선총독에게 무엇을 받는 기분"이라며 자신이 학교 측에 제출한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를 공개했다.

해당 확인서에서 이 교수는 포상 포기 사유에 대해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고,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자필로 적었다.

인천 출생인 이 교수는 1977년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후 1993년 8월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과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 교수의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를 접수해 교육부에 보냈고, 본인 의사에 따라 포기가 가능해 포상은 없을 예정"이라고 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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