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완전 복구 ‘난관’… 비상 걸린 산업계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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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에 침수 피해 심각
오늘까지 고로는 완전 정상 가동
쇳물 처리 위한 제강·연주 설비
철 가공 압연 라인 복구 하세월
자동차·건설 등 수급에 차질
광양제철소 ‘최대 생산’ 체제로

태풍 ‘힌남노’에 의한 침수 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가 12일 재가동되며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에 의한 침수 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가 12일 재가동되며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복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상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는 곧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후 제강·압연라인 등의 피해가 커 정상 완제품이 출하되기에는 오랜 복구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산 차질에 따른 여파는 국내 산업계 전체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고로는 이르면 13일까지 모두 정상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10일 포항3고로가 정상 가동된데 이어, 제강 설비 복구 일정과 연계해 12일에 4고로, 이르면 13일에 2고로도 정상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할 방침”이라면서 “제강공장의 경우 11일 2제강 4전로와 3제강 1전로가 재가동을 시작했고, 조속한 시일 내 모든 제강 설비를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강’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이다. ‘연주‘는 제강 과정을 거친 쇳물로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슬라브 등)을 만드는 작업이며,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현재 포항제철소 인근 냉천 범람의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라인의 경우, 대부분의 지하시설물이 침수돼 현재까지도 물을 빼고 진흙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과 압연라인 복구·가동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업계 곳곳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공정은 복구보다 아예 새로 짓는게 낫다는 걱정도 나온다. 특히 전 세계적인 반도체·설비 수급난으로 인해 부품을 즉시 조달하기도 어려워 최종적인 정상 가동은 수 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침수됐던 장비들을 말리고 기름 등 오염물질을 닦아 설비를 가동한다해도 제품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 침수 이전으로 완전 복구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지역 협력업체는 물론 자동차, 전자, 건설 등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고로를 정상화시켜 생산되는 반제품을 광양제철소로 옮겨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광양제철소 역시 수급 계획에 따라 생산 일정이 잡혀 있어 포항제철소의 물량을 얼마만큼 소화해줄 수 있을지 가늠키 어렵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보유 중인 재고를 고객사에 판매하는 등 고객사 신속 대응을 위한 비상출하대응반을 내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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