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향후에도 생성 ‘계속’ … 시민 건강 위협 ‘경고등’ 불 보듯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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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부산의 염원] 올여름 낙동강 덮친 독성물질

지난달 11일 경남 김해시 매리취수장에서 녹조 발생 현장 점검을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DB 지난달 11일 경남 김해시 매리취수장에서 녹조 발생 현장 점검을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DB

올여름 낙동강을 강타한 녹조 대란은 여러 유해·독성 물질 논란으로 이어졌다. 기후 변화에 따라 계속 수온이 오르는 만큼 향후 녹조 대란은 반복해서 일어나고 독성 물질이 시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경고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마이크로시스틴·BMAA 등 3종

모두 사람 몸에 ‘치명적 해’ 입혀


올 7월 25일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매리 지점 남조류 세포 수는 mL당 14만 4450개 였다. 물금·매리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 조류경보제가 실시되는 지점 전체에서 관측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8월 8일 물금·매리 지점 남조류 세포 수가 44만 7075개로 조사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은 불과 2주 만에 경신됐다. 말 그대로 올여름 역대급 녹조 대란이 낙동강을 덮친 셈이다.

녹조 급증은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에 대한 경고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남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로 간독성이 강하고, 간암과 직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8월 8일 물금·매리 지역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량은 7.7μg/L로, 환경부 기준인 1μg/L의 7배를 넘었다.

마이크로시스틴을 두고 환경 단체와 정부는 대립각을 세웠다. 정수장에서 소독 과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사실상 완전히 제거된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환경단체는 완벽한 제거가 어렵고, 부산 수영구 한 가정집 수돗물 0.061μg/L가 검출되는 등 부산·경남·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환경부는 다시 환경단체의 조사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BMAA(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라는 독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8월 12일 녹조가 떠밀려와 입수가 금지된 다대포해수욕장의 시료를 환경단체가 분석한 결과, 1.116μg/L 상당의 BMAA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역시 남조류가 만들어내는 물질로,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루게릭병 등의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트리할로메탄’은 녹조가 직접 생성하는 물질은 아니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경로는 더 직접적이다.

유기물과 염소 소독제가 만나 생성되는데, 낙동강엔 각종 유기 오염물이 많다 보니 계절과 상관없이 총트리할로메탄이 검출되며 여름엔 녹조 영향으로 검출량이 증가한다.

수돗물에 포함된 대표적인 발암 물질인 만큼 마이크로시스틴과는 달리 정수 과정에서의 제거 여부가 논란이 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데 이견이 없고, 다만 얼마나 유해한가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

수돗물에는 항상 잔류 염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돗물이 정수장에서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총트리할로메탄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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