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심, 지역, 연대’… 12월까지 총 65회 인문학 향연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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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인문연대, 인문프로젝트 ‘부산 인문바다에 빠지다’ 행사
인문포럼·투어에 해양·시네·어린이·청소년 인문학 제전 펼져


올 인문포럼 순서의 하나로 책 ‘소금꽃나무’ 얘기와 노동현장 증언으로 꾸며진 김진숙 노동운동가의 특강. 부산인문연대 제공 올 인문포럼 순서의 하나로 책 ‘소금꽃나무’ 얘기와 노동현장 증언으로 꾸며진 김진숙 노동운동가의 특강. 부산인문연대 제공

부산에서 ‘탈중심적 사고와 지역의 미래’라는 주제를 내건 융숭한 인문학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2 부산인문프로젝트 ‘부산 인문바다에 빠지다’가 그것이다. 9월 11회, 10월 27회, 11월 25회, 12월 2회 등 총 65회에 이르는 인문학 향연의 막이 지난 3일 올랐다. 부산인문연대가 2020년 첫 행사를 치른 이후 세 번째 여는 행사다. 부산인문연대(22개 단체)와 인본사회연구소가 주최하고, 부산인문연대 12개 단체가 주관하며, 부산시·한국연구재단·부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행사다.

‘탈중심’은 먼저 한 국가 안에서 지난하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우리는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방 소멸 위험을 경고해 왔다”며 “그러나 중앙 집중화는 심화했고 지역 종속화는 가중됐다”고 했다. 그래서 ‘탈중심적 사고’와 ‘공존의 논리’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중심’ 문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그대로 제기된다. 서구중심주의 극복이 그것이다. 이는 ‘단일 보편성’을 고집하는 ‘서구 근대성’의 극복에 닿아 있다. 이를 위해 중심이 배제한 주변, 지역을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이사장은 “지역은 국가적·글로벌 차원을 동시에 포함한다”며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올해 부산인문프로젝트도 지역 곳곳을 찾는 총 14회의 인문투어를 마련했다. 사진은 지지난해 행사 모습. 부산인문연대 제공 올해 부산인문프로젝트도 지역 곳곳을 찾는 총 14회의 인문투어를 마련했다. 사진은 지지난해 행사 모습. 부산인문연대 제공

올해 프로그램 방향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자는 데 상당히 집중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문포럼 ‘탈중심, 지역, 연대: 부산과 오키나와’(9/16)다. 탈중심의 지역 연대를 기획하며 오키나와-부산 작가를 연결하는 입체적 3부로 구성했다. 오키나와 소설가 사키야마 다미가 줌으로 기조발제를 한 뒤 부산 소설가 정영선·오선영과 좌담하고, 일찍이 ‘오키나와에서 온 편지’를 썼던 요산 김정한을 호명하고, 평론가·연구자 오세종 조정민 박정이 하상일 이명원 김필남이 오키나와와 부산이 지향하는 탈중심의 관점을 소설 영화 등을 통해 주제발표한 뒤 토론이 이어진다.

이미 진행된 인문포럼 ‘노동의 미래와 인문정신’(9/3)은 한국 자본주의(홍세화)를 살피고 부산 사례를 중심으로 노동운동사(이광수), 노동현장 증언(김진숙), 희망버스 운행기(송경동)의 발제 특강 토론으로 진행됐다.

총 14회의 인문투어도 3개 주제로 나눠 지역의 근현대와 장소, 문학관에 집중하면서 입체적으로 꾸몄다. ‘부산 최초의 고아원’ ‘영도의 근대’ ‘산복도로 남선창고 백제병원’ ‘한국전쟁 본부 하야리야부대’ 등 현장을 찾고, 요산김정한문학관 이주홍문학관 고석규비평문학관을 각각 탐방하고, ‘부산발 탐방인문학’이란 이름으로 조선통신사역사관 국립해양박물관 등을 찾는 5회 투어도 계획돼 있다. 각 2회의 인문특강 인문토크도 ‘로컬의 재발견’ ‘부산의 길’ ‘비평가 고석규’ 등 주제로 지역사와 지역문화, 부산 소상공인 경제를 다룬다. 2회의 해양인문학은 부산 바다를 껴안는데 선상 아카데미도 준비돼 있다. 1건과 3회의 한자인문학도 경성대가 수집한 영남지역 탁본 전시회와 부산의 금석문 답사 등으로 꾸며져 있다.

14회의 지구촌 인문학은 ‘동부 지중해’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 각각 주목하면서 글로벌 지역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인문학(4회) 시네인문학(6회) 청소년인문학(15회)를 통해 입체 그림책도 만들고, 영화도 보고, 고전도 읽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말미에는 올 행사를 평가하고 부산발 세계인문학대회를 지향하는 ‘원탁회의’로 마침표를 찍는다.

‘2020 부산인문연대프로젝트’ 행사 모습. 부산일보 DB ‘2020 부산인문연대프로젝트’ 행사 모습. 부산일보 DB

2022 부산인문프로젝트 행사 일정은 다음과 같다.

▲인문포럼1-노동의 미래와 인문정신=9/3(토)/9~17시/백년어서원/051-465-1915.

▲인문포럼2-탈중심, 지역, 연대: 부산과 오키나와=9/16(금)/10시30분~17시/백년어서원/010-2531-1388.

▲인문특강(2회)-로컬의 재발견=10/13(목)/19시, 11/3(목)/19시 문화공간봄/051-714-6909.

▲인문토크(2회)-저자와 만나는 인문북콘서트=10/20(목)/19시, 10/27(목)/19시 문화공간봄/051-714-6909.

▲인문투어1(6회)-부산의 역사와 미래를 걷다=9/27(화)/9시30분/좌천동, 10/11(화)/9시30분/범어사, 10/25(화)/9시30분/초량, 11/8(화)/9시30분/영도, 11/15(화)/9시30분/부산시민공원, 11/29(화)/9시30분/동래/051-818-9747, 010-3880-4677.

▲인문투어2(3회)-문학관 탐방=9/17(토)/10시/요산김정한문학관, 9/24(토)/10시/이주홍문학관, 10/29(토)/10시/고석규비평문학관/010-2774-3455.

▲인문투어3(5회)-부산발 탐방 인문학=10/5(수)/10시/인본사회연구소, 10/19(수)/10시/조선통신사역사관, 11/2(수)/10시/국립해양박물관, 11/16(수)/10시/에너지자원기관, 11/30(수)/19시/인본사회연구소/051-818-9747.

▲시네인문학1(3회)-오늘과 내일을 위한 소요(所要)=9/19(월)/19시/시네바움, 9/26(월)/시네바움, 10/17(월)/19시/시네바움/010-2774-3455.

▲시네인문학2(3회)-제3회 시네마 에세이=10/25(화)/19시/모퉁이극장, 11/1(화)/19시/모퉁이극장, 11/8(화)/19시/모퉁이극장/051-256-1895.

▲어린이인문학(4회)-입체 그림책 만들기=11/5, 12, 19, 26(토)/10~12시/인본사회연구소/051-818-9747.

▲청소년인문학(15회)-청소년 세상 읽기=9/5(월)~12/12(월)/17시/인본사회연구소/051-818-9747.

▲지구촌인문학1(6회)-동부 지중해 결혼문화=10/7(금)/18시, 19시, 10/14(금)/18시, 19시, 10/28(금)/18시, 19시/한성1918/051-509-6695, 051-818-9747.

▲지구촌인문학2(3회)-아프리카 문화 읽기=10/21, 11/4, 11(금)/18시30분~20시/인본사회연구소/051-509-6695, 051-818-9747.

▲지구촌인문학3(5회)-유라시아 대륙 편견 허물기=10/19(수), 11/2(수), 10(목), 17(목), 24(목)/19시/유라시아교육원/051-755-2467.

▲해양인문학(2회)=10/26(수)/19시, 10/29(토)/10시/051-410-5262.

▲한자인문학(1건, 3회)-돌에 새긴 문자, 금석문을 기억하다=10/24(월)~28(금)/10~17시/경성대 제2미술관(전시), 10/24(월)/14시, 15시/경성대 문화관누리소강당(강연 실습), 10/29(토)/10~17시/부산지역 금석문 답사. 한국한자연구소 홈페이지 참고·신청.

▲원탁회의=12/19(금)/18시/인본사회연구소/051-818-9747.

※부산인문연대 단체(가나다 순)=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 동아대 석당학술원, 모퉁이극장, 문화공간봄,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백년어서원,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 부산대학교 점필제연구소,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부산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문학연구소, 부산외국어대학교 동남아지역원, 부산외국어대학교 라틴아메리카인문학센터,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부산외국어대학교 지중해지역원, 시네바움, 신생인문학연구소, ㈔유라시아교육원, 연구공간 수이제, ㈔인본사회연구소, 필로아트랩,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이상 22곳).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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