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의 맛있는 여행] 부산 여행사에 지원 확대를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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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부 선임기자

최근 여러 지인을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여행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었다. 팬데믹 탓에 회사 문을 닫은 뒤 막노동, 대형매장 계산원 등으로 일했다고 한다. 대부분 일본으로 오가는 여행객을 상대로 장사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일본 여행 경기 회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해외 여행객에게 문호를 대폭 개방할 방침을 밝혔다. 해외 입국자 허용 수를 풀겠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 백신을 3차례 접종했고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받은 사람만 입국을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은 달렸다.

지인은 “일본의 여러 여행사, 전세버스 회사에서 전화가 자주 걸려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화가 걸려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상황이 상당히 나아졌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내년 초부터는 일본 여행이 사실상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는 여행 전문가는 적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4년간 문을 닫았던 부산의 여행사들이 옛 직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아쉽게도 아직 여행사 문을 다시 연 사람이 많지 않다. 문을 열면 세금을 내야하고 사무실 임차료, 직원 인건비도 줘야 하지만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손님을 모으고 일본에 보낸 뒤 수익금이 통장으로 들어오려면 최소한 서너 달, 길게는 반년 정도는 걸릴 텐데 그동안 버틸 힘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의 여행사들은 주로 일본을 상대로 영업했다. 일본 여행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1년 전부터 마비됐다. 2019년 한·일 정치 갈등 때문에 일본 여행이 중단됐던 것이었다. 대부분 부산 여행사들은 4년째 하는 일이 없어 손을 놓아야 했다. 4년간 수입이 없어 하루하루 먹고살기 급급했던 사람들이 원래 했던 일로 곧바로 돌아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여행사들에게 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했다. 지금은 한·일 정치 갈등 때문에, 즉 정부의 잘못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부산의 일본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다.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부산 시민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 외에 일본 국민이 부산으로 여행을 오게 함으로써 부산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돈은 가장 적절한 시점에 가장 적절한 곳에 뿌려야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부산의 여행사에 대한 지원은 지금부터 시작돼야 가장 훌륭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지원금을 뿌릴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 부산시에서라도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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