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 생명 구한 국민연금 부산 직원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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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지원센터 이무창 과장
“내일 만날 수 없을 것” 말 듣고
퇴근 미루고 집 방문 적극 대처

적극적 대처로 기초생활수급자의 생명을 구한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이무창 과장.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제공 적극적 대처로 기초생활수급자의 생명을 구한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이무창 과장.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제공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기초생활수급자의 극단적 선택 시도를 감지하고 적극적인 대처로 그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장애인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이무창(57) 과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평소와 다름없이 근로능력평가를 위해 상담 고객들을 만났다. 이날은 연제구 연산 4동에 거주하는 60대 A 씨와 약속이 잡혀 있었다.

이 과장은 A 씨의 집을 찾아갔지만 문이 굳게 닫혀 만나지 못했다. 오후 5시쯤 이 과장은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해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이 과장과의 통화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다. 내일 만날 수 없을 것”이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전했다.

불안한 예감이 든 이 과장은 퇴근을 미룬 채 A 씨 집으로 곧장 달려갔다. 이 과장은 A 씨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정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관할 구청에 급히 연락해 행정복지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과 함께 A 씨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문을 계속 두드려도 집안에서 인기척이 나지 않았고 통화 연결도 여전히 되지 않았다. 이 과장은 구청 직원들과 함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를 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은 핸드폰 위치 추적을 통해 A 씨가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문을 강제로 개방해 들어갔다.

A 씨는 방에 쓰러져 있었고 소방관들은 급히 응급처치를 했다. A 씨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당시 A 씨 방에는 술병과 약봉지는 물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A 씨가 작성한 노트에는 “살고 싶지 않아 고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과장은 “A 씨로부터 목숨을 구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며 “만성질환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는 이들의 기사를 여러 번 봤는데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혜택을 보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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