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발표 성급했나… 일 언론들 “합의 안 돼”(종합)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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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통령실, 뉴욕서 정상회담 개최 발표
산케이신문 18일 ‘외무성 항의했다’ 보도
양국 동시 발표 관례 어겨 불쾌감 분석도
윤 대통령 20일 유엔서 ‘담대한 구상’ 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 나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 나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합의된 적 없다’고 보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20~21일)에 참석하면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18일 일본 측이 ‘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한국 측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이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 달라”고 우리 측에 항의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일본 측은 이른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에 진전이 없는 채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에 신중하다”면서 유엔총회에서 양국 정상이 짧은 시간 서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국 정부가 개최한다고 발표한 한·일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실현되더라도 잠시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일정상회담을 합의 발표와 관련해 “아무런 변동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유엔총회 때 열기로 한 한·일정상회담과 관련된 상황에 변동이 있다고는 듣지 못했다”며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본 일본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 시간과 장소는 조율을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제 등 세부 내용의 최종 조율만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우리 측이 먼저 언론에 이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정상회담이 최종 확정되면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 언론들의 보도는 두 나라 사이에 정상회담을 놓고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다자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한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급 연설이 이어지는 일반토의(General Debate) 첫날인 20일, 185개국 정상 중 10번째 순서로 총회장 연단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향후 국제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북핵 해법,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를 계기로 각국 정상들과도 다각도로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에는 나토 정상회의 때에 이어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바이든 대통령 초청 리셉션과 동포간담회 등 정상 동반외교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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