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폐경 후 골다공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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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아시아태평양폐경학회 초대회장

여성이 생리를 이어나가게 해주던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몸에서 사라졌을 때 일어나는 현상은 한둘이 아니다. 그 중 혈관운동증상이라고도 하는 안면작열감, 발한, 수면장애, 피로, 불안, 짜증 등은 처음 나타나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우선 주목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정말 심각하게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1~2년 사이에 일어나는 불편이 아니다.

폐경이 된 후에는 심혈관 질환, 성기능장애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나지만 무엇보다도 삶의 질을 가장 현저하게 망가뜨리는 것은 뼈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에 의한다. 그런데 뼈는 부러지지 않는 한 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간과하기가 쉽다. 평소에 골밀도 촬영을 해서 골다공증 여부를 알아둘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변에서 허리가 너무 굽어 땅만 보며 걸어야 하는 여성, 빈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여성, 층계를 오르내리지 못해 승강기가 없으면 지하철도 못 타는 여성들을 보면서 안쓰러워하겠지만 그보다 많은 여성들이 집 문밖을 나서기조차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폐경에 이른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골다공증치료제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5년이고 10년 이상 못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그렇다. 부작용 걱정을 하는 여성들도 많지만 무슨 약이던 다 득과 실이 있으므로 이 분야의 전문 의사와 상의해 볼 일이다. 폐경 전문 산부인과 의사나 종합병원의 폐경(갱년기) 클리닉을 찾으면 된다.

여성호르몬이 반드시 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여러 가지 음식에도 들어 있다. 콩, 견과류, 깨, 마늘, 복숭아, 밀 등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는 뼈의 손실을 막기가 어렵다. 나이 80이 되면 몸에 있는 뼈 조직의 총량이 폐경 때의 50%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뼈가 부러지기도 하지만 가만있는데도 저절로 내려앉기도 한다.

따라서 폐경 후 여성호르몬 결핍은 결국 적절하게 호르몬을 약으로 투여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때는 젊었을 때처럼 많은 호르몬이 필요하지 않고 또 부작용도 생각해야 하므로 최대한 용량을 줄이게 된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등의 경한 갱년기 증상은 약간의 보충으로도 치료가 된다. 하루 에스트로겐(실제로는 베타-에스트라다이올) 1mg이면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골다공증 예방이나 성생활 개선을 위해서는 이 용량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의사들이 처방해 주는 호르몬요법 제제들은 다양하기도 하고 그 에스트로겐 용량이 2.5~7.5mg이 된다. 그래도 가능한 낮은 용량을 추천하는데 뼈를 위해서 최소한 필요한 양은 2mg 이상이고 성생활을 위해서는 그 배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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